일본영화는 신기한 구석이 있다. 지극히 사적인 감정들을 사소한 울림을 가지고 풀어내는 능력이 특출나다고나 할까. 이는 일본 '사소설'의 전통에서 비롯된 것이라지만, 그것만으론 설명이 부족하다. 순결한 감수성의 정점을 보여주던 이와이 순지와는 달리, 속깊은 이야기를 쿨한 감수성으로 풀어내 온 이누도 잇신이, 사사롭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개와의 우정'을 다룬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는 떠들썩한 뮤지컬로 시작하여, <웰컴 미스터 맥도널드>가 연상되는 코미디를 거쳐, 짠한 감동의 드라마로 전개된다. (에피소드들 간에 삽입된 애니메이션도 뒤로 갈수록 슬퍼진다.) 왜 가슴뭉클한 감동의 드라마는 항상 '휴먼 드라마'라 할까? '휴먼'이니 '인간적'이라는 말의 편협한 자기중심성에 갑갑함을 느낀다. -황진미/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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