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개봉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6월8일 오전11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괴물>(제작 청어람) 제작보고회는 칸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이 영화가 국내에 첫선을 보인 자리였다. 한강에 출몰한 괴물에게 납치된 소녀를 구하기 위해 소녀의 가족이 괴물과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을 그린 <괴물>은 제59회 칸 영화제 감독주간 부문에서 상영되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봉준호 감독이 고등학교 때 우연히 목격한 한강의 괴물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괴물>은 제작기간 3년동안 촬영현장이나 괴물의 모습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아 궁금증을 더했다. 8일 있었던 제작발표회에서는 제작 과정 영상과 괴물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특수 영상물이 공개되었다.
300여명의 취재진이 몰린 <괴물> 제작보고회에서 봉준호 감독은 “작품을 무사히 마쳤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현실성이 있는 한국 괴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한강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괴물이 나오는 만큼 현실성이 중요했다”라며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은“칸 영화제에서 영화를 보던 외국 관객들이 많이 웃었지만, <괴물>은 한국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웃음의 대목이 많은 작품이라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는 소감도 밝혔다.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등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가족을 연기한 배우들 역시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고되었던 촬영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괴물>은 7월2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6월8일 열린 <괴물> 제작보고회 자리에서는 봉준호 감독,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들의 질문과 제작진의 답을 전문으로 공개한다.
-<괴물>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송강호: <살인의 추억> 개봉 즈음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시놉시스도 안 나온 상태였지만 봉준호 감독에 대한 신뢰가 커서 출연을 결정한 것 같다. 배우들에게는 작품을 선택하는 자기만의 기준이 있다. 내 경우는, 이전에 해보지 못한 역할,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영화, 힘들어도 새로운 발견을 통해 대중들에게 참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게 기본이다. 위험하고 두려운 부분도 있지만 봉준호 감독에 대한 믿음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박해일: 영화 촬영 전에 봉준호 감독과 개인적으로 만났다. 네 배우가 가족이라고 하더라.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가족이 괴물과(웃음)…. 쉽진 않았지만 개성 강한 캐릭터와 좋은 배우들이 있으니까 잘 녹여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배두나: 선배들 말에 동의한다. 괴물 영화임에 앞서 봉준호 감독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한치의 의심도 없이 결정했다. 괴물영화지만 캐릭터가 중요한 멋진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괴물>이 국내 개봉 전에 해외 세일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한 소감은 어떤가. 박해일 씨는 <괴물>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나.
=봉준호: 칸에서 사실 미완성 버전을 틀었다. 지금도 후반작업을 하고 있다. 미완성 버전을 틀었는데도 반응이 좋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월드 프리미어는 아직 없었던 셈이다. 지금도 후반작업이 계속되고 있는데, 영화의 편집이 바뀐 건 아니라 1시간 54분 버전 그대로인데, 음악과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칸 영화제 반응에 대한 감상을 말하기 이전에 아직 작품이 진행 중에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칸 영화제에는 세계 최고의 마켓이 있고, 세계 언론이 일순에 집중하는 곳이기 때문에 영화를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갔던 것이었다. 덕분에 많은 외화벌이를 해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웃음) 칸에서 외국 관객들도 많이 폭소를 터뜨렸지만 한국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유머가 많아서 그들이 100% 이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한국 개봉과 시사회가 기다려진다. 긴장하면서 작업 계속하고 있다.=박해일: 컴퓨터 그래픽이 많은 영화에서 상대 없이 연기하기가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감독님이 여러 준비물을 보여주셔서 어려움은 없었다. 배우들끼리도 고민을 많이 했고.
-<살인의 추억>때 함께 작업했던 배우들, 스탭들이 눈에 띈다. 최고의 배우, 스탭들과 함께 일한 소감은.
=봉준호: 영화는 관객들에게 보여지고 관객을 설득하고 관객에게서 공감을 얻어야 한다. 그런데 사실, 그 전에 스탭과 배우들의 공감을 얻고 그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어렵다. 그게 영화의 첫 단계이고 어려운 부분이다. 스탭과 배우들이 첫번째 관객이니까. 스탭과 배우들이 시나리오를 보고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대단히 중요하다. 이 영화는 한국에서 드문 장르고 나도 처음 시도해보는 장르라, 나의 우군, 나를 믿어주고 신뢰해 줄 것 같은 사람들과 작업하고 싶었고,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함께 영화를 찍었던 미술감독, 촬영감독, 조명감독, 그리고 여기 있는 배우들과 작업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스탭들 모두와 엠티에 갔을 때 멘트를 해 달라길래, 술이 취해 왠지 <반지의 제왕> 생각을 했다. ‘3년 넘게 준비했는데, 절대반지를 파괴하러 가는 프로도의 심정입니다’라는 식의 얘기도 했다. ‘프로도에겐 샘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내게 샘이 되어주세요’라고. 그랬더니 정말 그중 서너명이 “감독님의 샘이 되어 드릴게요”하고 문자를 보냈더라. 스탭 여러분의 도움이 있어야만 영화를 완성할 수 있다고 절절하게 호소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완성한 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모두들 고맙다. 최초의 관객으로 날 믿어준 스탭과 배우들에게 감사한다.-감독 뿐 아니라 배우들도 힘들었을 것 같다.
=송강호: 실존하지 않는 괴물을 한강이라는 실제 공간에서 겪어야 하니까… 하지만 무엇보다 스탭들이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야 감독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되니까.(웃음)-3년 공들인 영화를 지금 후반작업중인데, 괴물이라는 영화를 만들면서 세운 목표는 무엇인가. 이 영화에 꼭 담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나.
=봉준호: 연출의도에 밝히기도 했지만, 괴물영화지만 정말 사실적이고 완성도 높은 괴물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주변에서의 반응이 최악이었다. <살인의 추억> 때는 왜 실화사건을 영화로 만드느냐고 말을 많이 들었다. 범인도 안 잡힌 사건을 왜 영화로 만드냐고 해서 좌절했었다. 이번 영화는 한강에서 괴물이 나온다니까 ‘왜 갑자기 이무기 영화를 찍으려고 하냐. 왜 영화 경력에 오점을 남기려고 하느냐’하는 말을 들어 괴로웠다. 장르에 대한 그런 편견이 승부근성을 자극해서, 한국에서도 완성도 높은 괴물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첫번째 목표는 완성도 높은 괴물의 등장이었다. 그런데 그게 영화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출발점일 뿐이다. 괴물과 싸우는 가족의 캐릭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가족이야말로 <괴물>의 진정한 주인공이기 때문에 그들의 매력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가 중요했다. 그런데 이 가족들은 불쌍하고 처절하게 외롭게 싸운다. 아무도 그들을 도와주지 않는다. 왜 아무도 이 가족을 도와주지 않는가. 거창하게 말한다면 우리가 이런 약한 사람들을 도와 준 적이 있었던가 하는 점을 묻고 싶었다. 괴물이 영화의 출발점이었다면, 영화의 주인공은 가족이었고, 나아가 그 가족을 힘들게 만드는 세상을 표현하는 게 목표였다. 결국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으로 자연스레 이어진 것 같다. 물론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가족과 괴물의 다이내믹한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컴퓨터그래픽이 많은 영화를 찍으면서 감정 연기를 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송강호 씨 연기에 대해 외신 반응이 뜨거운 것으로 알고 있다.
=송강호: 칸 이후에 외신에서 과찬을 해 준 면이 없지 않다. 새로운 연기를 보여준다기보다 어떤 영화건 인물이 영화에 녹아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게 내가 가진 원칙이다. 관객분들이 연기를 새롭다고 봐 주신다면 새로울 수도 있지만, 나 자신이 새로운 연기를 보여준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니다. 연기할 때 기술적인 어려움 보다는 ‘가장 소중한 가족을 잃었다면’이라는 이야기를 어떻게 끝까지 정교하게 가지고 갈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 더 많이 고민했다. 기술적으로 체력적으로 어떤 영화든 힘든 부분은 있다고 생각한다.-촬영 중 기억에 남는 일은.
=변희봉: 쉬운 게 거의 없었다. 특히 하수도 지나다니는 장면을 찍을 때 힘들었다. 가장 더운 여름에 시작해서 가장 더운 겨울까지 찍었다. 하수도는 냄새도 냄새려니와 바닥이 미끄러워서 위험했다. 가장 기억에 남고 힘들었던 건 그래서 하수도였다. 또 한가지는, 한강에서 비 내리는 장면을 많이 찍었다. 17일동안 비 장면을 찍은 일도 있다. 높은 허공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라 맞으면 아프다. 감독님은 한 번도 안 맞아봤을 것이다. 빗방울에 맞아 눈이 감기면 눈을 다시 뜨는 데 한참 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웃음)=송강호: 괴물이 빨리 개봉되었으면 하는 이유는, 영화 속에서 내가 노란머리를 하고 나오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6개월간 노란머리로 염색을 하고 다녀야 했는데 오해를 많이 받았다. 송강호가 얼굴이 안 되니까 뭔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저러나 보다 하는.(웃음) 사실 박강두를 어떻게 입체적으로 그릴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만든 컨셉이었을 뿐인데. <괴물> 개봉하면 그런 오해가 말끔히 씻어지지 않을까 싶다.(웃음)
=박해일: 추운 날에도, 더운 날에도 찍었기 때문에 전 스탭과 배우들이 파상풍 주사 맞고 하수구에 들어갔다. 아침 먹고 들어가서 저녁 먹을 때나 나올 수 있었으니까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배두나: 선배들 말처럼 쉬운 촬영이 없었고 몸이 많이 고생스러운 작업이었다. 그래서 분장차 안에 오손도손 모여 음료를 마시면서 얘기를 많이 나눈 게 추억으로 남는다.
-배우들 외에도 괴물이 중요한 영화다. 흔히 괴물이라면 에이리언 같은 걸 떠올릴텐데 모델로 삼은 괴물이 있나. 그리고 가족들과 한강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는데,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으려고 한 게 있나.
=봉준호: 새로운 괴물 캐릭터를 창조해야 하니까 걱정이 많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일본의 고질라 같은 기존의 괴물 디자인을 특별히 참조하거나 오마주하거나 염두에 둔 건 없다. 우리 스토리에 충실한 괴물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이 영화의 핵심은 매일 보는 한강에서 괴물이 나온다는 점이다. 땅속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일상적인 공간에서 나오는 괴물이니까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괴물 디자인을 담당한 장희철씨와 괴물 컨셉을 잡을 때도 사실적이어야 한다, 너무 크면 안된다고 했다. 63빌딩을 부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나타날 법한 괴물이어야 했다. 장희철 씨가 했던 말 하나는, 배우 송강호와 마주섰을 때 어울려야 한다는 거다.(웃음) 아놀드 슈와제네거가 아니라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가 마주섰을 때 어울려야 한다는 거다. 한국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종 디자인이 완성되었을 때, <반지의 제왕> 특수효과를 만든 웨타 워크숍 사람들이 괴물에게 동양적인 면이 있다고 해서 기뻤다. 그런 사실적인 것, 한국적인 느낌에 주안점을 두었다. 다채로운 변화를 구사하는 입모양이 <괴물>의 관람포인트다. 재미있는 디테일이 많이 있다.<살인의 추억> 때 못나고 우스꽝스럽지만 범인을 잡겠다는 집념만큼은 누구보다도 강했던… 허술해서 정이 가는 캐릭터가 주인공이었다면 이번에는 평범한, 어쩌면 평범에도 못 미치는 인물들이 중심이다. 그러다 보니까 사회적인 코멘트나, 거창하게 말해 메시지 같은 게 우러나오는 것 아닐까 한다. 괴물영화에서 괴물과 싸우는 주체들을 보면 보통 육해공군, 아니면 저명한 생물학자·동물전문가, 그리고 미모의 방송전문가가 나오는 식이 많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절대 그런 인물은 카메라 100m안에 접근 못하게 하겠다고 생각했었다. 오히려 괴물과 싸우는 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로 구성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일 수밖에 없고. 결국 주인공을 따라가다 보니까 다른 이들이 가족을 도와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메시지가 생긴 것이지 다른 정치사회적인 메시지가 먼저 앞에 있었던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프로파간다가 앞서는 영화들을 싫어해서 그런 건 지양했던 것 같다.
-<괴물>을 만든 계기가 고등학교 때 한강 다리 위의 괴물을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사실인가.
=그 에피소드가 티저 예고편에서 알려져셔…(웃음). 인터넷 만화에서 보니까 감독이 고등학교 때 본드 흡입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더라. 그런 적은 없고 난 착실한 모범생이었다. 살던 집이 잠실 장미아파트라, 잠실대교 방향이 방 창문으로 보였다. 뒤늦은 사춘기라 그런지 고등학교 때 창밖을 보며 멍하게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검은 색 물체가 수직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퐁 하고 한강으로 떨어지는 걸 분명히 봤다. 거 리는 상당히 멀지만 본 것은 사실이다. (웃음) 그게 실제 아이디어가 된 것이다. 많은 남자애들처럼 나도 세계 7대 불가사의 같은 걸 어렸을 때부터 무척 좋아했는데, 어려서 본 것 중 하나가 스코틀랜드 네스 호에 사는 괴물 네시였다. 최근에는 백두산 천지에도 괴물이 있다고 신화통신에 뉴스가 나오는 걸 봤다. 하지만 <괴물> 속 괴물은 그런 신화적인 공간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한강에서 괴물을 보고 나서 나는 늘 보는 한강에서 괴물이 나온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 실제로 괴물을 봤다.-<괴물>이 각자에게 갖는 개인적인 의미는.
=송강호: <괴물>이 칸에서 폭발적인 반응이라는 소식을 듣고 생각한 게 한국 관객분들이 칸 관객의 두배 쯤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거였다. 한국 사람들 아니면 도저히 알 수 없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변희봉: <괴물>에 출연했다는 사실이 내게는 큰 의미가 있다. 봉준호 감독의 전작 세 편을 다 함께 했다는 것도 개인적으로 의미있고 기쁜 일이다.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같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했다는 것도 내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일이다. 내 연기인생에 이렇게 기분좋은 역을 다시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정말 흥분되는 경험이었다.
=봉준호: 영화를 완성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다. <괴물>을 찍으면서 3년에 걸쳐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살인의 추억>을 일본에서 상영했을 때 술자리에서 만난 일본 중견 감독님이 날 보더니 “<살인의 추억> 찍으나 고생 많았을 거 같다. 다음 영화는 소품을 찍으시라”고 하시더라.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하는 편인 듯 하니 깔끔한 소품을 찍으라고. 그 때 <괴물>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말을 듣고 속으로 뜨끔했다. <반지의 제왕> 메이킹을 보면 14개월 넘게 촬영하면서 피터 잭슨 감독 얼굴에 벌겋게 열꽃이 피어 있다. 눈까지 충혈된 피터 잭슨 감독이 2년간 잠을 4시간씩 밖에 못 잤다고 하더니 연출하러 가는 장면을 보고 눈물이 났었다. 감독이 뭔가. <괴물>이 끝났을 때 나는 어떻게 망가져 있을까 싶었다. 하루하루 무척 힘들었다. 다시는 괴물영화 찍지 않으리 하다가도, 한 번 더 찍으면 되게 잘 찍을 것 같은데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분열된 정신과 망가져가는 몸을 이끌고 힘들게 찍은 기억이 나서 다른 걸 떠나 완성했다는 사실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