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의 계절인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극장가에서는 액션과 코미디 일색이던 간판을 핑크빛으로 바꿔다느라 한창이다.
지난 24일 김남주 주연의 「아이 러브 유」(감독 문희융)가 가을의 문을 연 데이어 31일에는 「베사메무쵸」가 가슴 시린 중년의 부부애를 선사한다.
신인 전윤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관록의 배우 이미숙과 브라운관 스타 전광렬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이 영화는 비슷한 세대의 사랑 이야기에 목말라하던 30∼40대관객을 겨냥하고 있다.
9월 1일에는 코미디란 당의정을 입힌 유쾌한 할리우드 멜로물 「브리짓 존스의 일기」(원제 Bridget Jone's Diary)가 선보인다.
여성감독 새론 맥과이어가 르네 젤웨거를 내세워 30대 초반 독신여성의 심리를 실감나게 그려냈다.
90년대 로맨틱 코미디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휴 그랜트가 상대역을 맡았다.
여기에 8일과 15일부터는 각각 프랑스 멜로와 홍콩 멜로가 가세한다.
파트리스르콩트 감독의 「길로틴 트래지디」(원제 1850 Guillotine Tragedy)는 줄리엣 비노쉬와 다니엘 오테이유라는 주연배우 이름만으로도 관객을 설레게 만든다.
칸ㆍ베를린ㆍ베니스를 모두 석권한 에밀 쿠스트리차도 감독 아닌 배우로 참여했다.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살인범과 그를 감시하는 대위의 부인이 사랑에 빠져 엄청난 일을 저지른다는 것이 기둥줄거리. 「친니친니」의 시종웬 감독이 내놓은 「소친친」은 고집불통라디오 DJ와 말괄량이 칼럼니스트가 레코드판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사랑의 한판 승부. 홍콩 `4대천왕'으로서의 인기가 아직 녹슬지 않은 궈푸청과 신세대 만능 엔터테이너 천헤이린이 맞대결을 펼친다.
이어 21일에는 올해 칸 영화제 개막작이었던 이완 맥그리거-니콜 키드만 주연의「물랑루즈」(원제 Moulin Rouge)가 상륙하고 29일부터는 허진호 감독, 이영애-유지태 주연의 「봄날은 간다」가 연인 관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니콜 키드만의 도발적인 매력과 이영애의 청순미 대결도 흥미를 자아내고 「8월의 크리스마스」 한편으로 일약 국내 멜로물의 대표감독 자리에 오른 허진호 감독이 연타석 홈런을 때려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줄리아 로버트 주연의 「아메리카 스윗 하트」(원제 America Sweet Heart)와 줄리 앤드루스 주연의 「프린세스 다이어리」(원제 Princess Diary)도 29일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