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k by Me]
[Rank by Me] 파란만장 작가열전
2006-07-03
글 : 김유진
작가 여러분, 안녕하시렵니까

<하프 라이트>의 베스트셀러 작가 레이첼은 아들의 익사장면을 목격한 뒤, 이상한 사건들에 휩싸인다. 스토리를 창조하는 작가가 자신이 만들어낸 소설만큼이나 극적인 사건에 빠져든다는 설정은 관객에게 묘한 기분이나 쾌감까지 선사한다. 황당한 모험이든, 힘겨운 난관이든, 인생의 새로운 한장이 될 작가들의 사건사고, 그 책장 한번 넘겨볼까.

<카포티>

5위는 <카포티>의 트루먼 카포티(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작가로서 완벽한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싶었던 카포티. 농장 일가족 살해사건을 픽션 소설로 옮기기 위해 살인 용의자 페리에게 접근한 카포티는 그에게 접근하여 교류를 나누면서 사건의 전말을 듣게 된다. 동시에 애틋한 감정까지 가지게 되지만 작품의 끝을 보기 위해서라면, 페리의 사형집행을 바라야 하는 상황. 헉, 난감한 시추에이션. 참, 이렇게 완성된 소설을 읽고 싶다면 당장 서점에 가서 <인 콜드 블러드>를 찾아보시길.

4위는 <러브 액츄얼리>의 소설가 제이미(콜린 퍼스). 바람난 여자친구에게 상처받고 소설 좀 쓰려고 별장에 왔더니, 포트투갈인 가정부랑 말이 안 통한다. 맞딱뜨린 언어장벽. 하지만 물에 한번 뛰어들고, 손길 스치고 나니, 금방 눈빛으로도 통해버리는 두 사람. 사랑엔 국경도 없고, 사랑은 통역이 된다는 명제를 ‘참’으로 증명했으므로 4위.

3위. 미국의 여류작가의 삶을 그린 영화 <실비아>의 실비아 플라스(기네스 팰트로)는 영국 케임브리지 유학 시절에 만난 시인 테드 휴스(대니얼 크레이그)와 사랑에 빠져 가정을 꾸린다. 그러나 매우 감성적이고 집착이 강한 실비아에게 테드의 자유분방함은 행복과는 다른 고통. 테드의 외도 사실을 대면해야 했던 그녀는 끔찍한 사실을 시로, 소설로 절절히 쏟아내기도 했지만, 결국 두 아이를 방에 가둬놓고, 가스오븐에 머리를 박은 채 고통스런 삶을 마감한다.

2위는 <씨크릿 윈도우>의 모트 레이니(조니 뎁). 이혼한 아내가 다른 남자랑 재혼한다는 것도 괴로운 데, 카우보이 모자를 쓴 비호감 남자가 찾아와서는 자기 작품을 표절했다고 들이대니 완전 황당한 시추에이션. ‘아니라고, 아니란 말이야!’ 그런데도 차분하게 따지는 카우보이 남자. 작가를 미치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결정적 해답. 까만 뿔테 안경에 다 해진 가운, 부스스한 모습으로 있어도 완전 멋진 조니 뎁의 외모에 가중치를 두어서 2위.

<음란서생>

1위는 <음란서생>의 윤서(한석규). 귀하디 귀한 사대부가 양반이자 당대의 유명 문장가인 그가 판도라의 뚜껑을 열었으니, 이는 저잣거리 유기전에서 발견한 음란한 책 한권. 허허, 작가의 욕망은 창작으로 향하는 법, 음란소설을 집필한 그는 음란한 삽화를 의금부 도사에게 아웃소싱하는 센스와 뛰어난 편집감각을 발휘하여 뭇 아녀자들을 흥분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한다. 오오, 그 파급효과를 인정해 1위를 선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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