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오달수, ‘괴물’이 되다
2006-07-06
글 : 장미
사진 : 오계옥

오달수가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괴물>의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한데 스크린에는 등장하지 않고 목소리만 빌려줬단다. 그렇다면 오달수의 목소리를 빌린 이는 누구? 바로 장장 2년6개월에 걸쳐 2000 대 1의 경쟁률(2천여장의 스케치)을 뚫고 출연료 40억원(40억원의 제작비)에 캐스팅된 괴물이다. “괴물이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감정을 표현하는 대목들이 있는데 이것은 효과음만으로는 불가능했다”는 봉준호 감독의 말대로, 효과음이나 동물소리 샘플만으로는 생생한 괴물 소리를 만들어낼 수 없었다. 그런 까닭에 <구타유발자들>에서 쥐를 삼키고 생고기를 집어먹는 기행을 선보였던 오달수가 캐스팅됐다. “술을 마시는 걸 좋아해 술값이 싼 대학로 근처로 이사왔다”고 말한 바 있는 오달수답게 캐스팅이 이루어진 장소는 봉준호 감독, 송강호와 함께한 술자리였다고. 그는 영화에 얼굴도 내비치지 않고 배역도 크지 않아 자신의 출연이 미리 알려지는 것을 꺼렸지만, <킹콩>에서 앤디 서커스가 킹콩의 애절함을 잘 살려낸 것처럼 “괴물의 미세한 호흡이나 내면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후문이다. 목소리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오달수의 열연(?)을 듣고 싶다면, 괴물의 소리에 꼭 귀기울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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