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가이드]
MBC ‘오버 더 레인보우’ 만종역 맡은 ‘진짜 춤꾼’ 팝핀현준
2006-07-31
글 : 남지은 (<한겨레> 기자)
사진 : 정용일 (<한겨레21> 선임기자)
“댄서계의 ‘김두한’이 되고 싶어요”

“드라마로 댄서들의 위상을 드높이고 싶습니다.”

‘댄스지존’, ‘스타들의 춤선생’ 팝핀현준이 문화방송 〈오버 더 레인보우〉(극본 홍진아·홍자람, 연출 한희)에서 댄스팀 갱스터의 리더 만종 역을 맡아 브라운관에 뛰어들었다. 드라마 방영 직후 한 인터뷰에서 춤으로 각종 세계대회를 휩쓴 그가 조연을 자처하고 드라마에 참여한 이유는 한 가지뿐이라고 했다. 늘 2인자로 취급받는 댄서들에게 춤을 춰도 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

드라마에선 지현우를 멋진 댄서로 거듭나게 도와주는 조연이지만, 실제로는 〈오버 더 레인보우〉의 순항을 위해 없어선 안 될 주역이다. 춤과 노래가 중심이 된 이 드라마에서 팝핀현준은 춤과 관련된 전문 용어나 동작들을 조언하며, 배우들에게 춤을 가르치기도 한다. “댄서들의 생활을 사실적으로 담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참고하시라고 제가 팬카페에 써왔던 일기도 드렸습니다.” 제대로 된 음악드라마를 만들어보겠다던 〈오버 더 레인보우〉 제작진은 팝핀현준을 출연시키기 위해 만종이라는 인물을 일부러 만들어냈다.

극에서는 환희가 연기하는 렉스가 천재적인 기질을 가진 가수로 등장하지만 실제론 팝핀현준이 렉스에 더 가깝다. 그는 타고난 춤꾼이다. 5살 때 춤을 추기 시작해, 17살에 신인가수의 댄서로 ‘진짜’ 춤꾼이 됐다. 이주노에게 발탁되고, 2005년 이현도가 편곡한 첫 싱글 〈사자후〉로 명성을 굳혔지만, 우리의 댄서는 우울하다. “17살 때부터 23살 때까지 연습실에서 먹고 자고 했어요. 일하고 받은 돈을 매니저가 떼먹기도 했고, 영턱스 클럽 멤버도 됐는데 음반이 잘 안됐죠.” 그런 경험은 드라마에 녹아들었다. 2회에서 담배꽁초를 줍고, “댄서면 댄서지, 누가 백이야!”라던 지현우의 대사도 실제 그가 했던 말이다.

그는 단순히 힙합옷을 걸친 춤만 추지 않았다. 현대 무용, 국악, 발라드와의 접목을 시도하며 새로운 실험을 계속해 왔다. 현대무용가 김윤정씨와 동화 피터팬을 재해석한 크로스오버 공연 〈닻을 내리다〉로 유럽 순회공연도 했으며, 오케스트라의 연습실을 찾아가 즉석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춤과 문화를 접목해 춤을 예술로 표현하고 싶다”는 의지로 오는 11월 논버벌 퍼포먼스까지 마련됐다.

8월엔 이준기의 친구로 출연한 영화 〈플라이 대디〉가 개봉하고, 9월엔 정규앨범을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하는 등 엔터테인먼트계를 두루 섭렵하고 있는 팝핀현준. “춤추고 싶어하는 후배들을 책임지며 뒷골목 황제 김두한처럼 살고 싶다”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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