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김기덕 감독,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2006-08-22
글 : 오정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자신의 신작 <시간> 시사회 기자회견장, 지난 8월18일 MBC TV <100분 토론>에서 <괴물>의 유례없는 흥행과 스크린 ‘싹쓸이’ 현상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밝혔던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8월21일 연합뉴스에 김기덕 감독이 보낸 ‘김기덕 사죄문’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에는 자신의 영화들의 미미한 국내 흥행 성적과 <괴물>을 엮어 자신이 했던 최근 발언에 대한 사죄가 담겨 있었다. 여기에는 일반관객은 물론 “<괴물>을 제작한 최용배대표님과 제작진들, 특히 봉준호 감독님에겐 정말 영화계 선배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 발언을 한 것에 진심으로 용서를 바란다"며 <괴물>의 관계자를 향한 사과 역시 포함돼 있다.

그는 <시간> 시사회 기자회견에서 <괴물>의 흥행에 대한 질문에 “한국 영화의 수준과 한국 관객의 수준이 최고점에서 만났다. 이는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하다”고 답변한 것, 이에 관한 네티즌의 반발 댓글에 “이해 수준을 드러낸 열등감”이라고 말한 것을 비롯하여 “<100분 토론>에서 과장된 이중적 언어로 시청자를 조롱한 행위도 죄송하다”고 글을 이었다. 이밖에도 사과문에는 김기덕 감독이 근 며칠 간 자신이 했던 발언 일체에 대한 사과가 포함되어 있다. “제 말 뜻의 진심이야 어떻든,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생각이 중요한 한국 사회에서 저 자신은 많은 반성과 어리석음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또한 몇 번의 해외 수상과 개봉 성과를 가지고 마치 한국 관객을 가르치려는 오만한 태도를 가지고 ‘한국에서 더 이상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라는, 안 해도 될 말을 선언적으로 한 것도 뒤늦게 후회하며 ‘저예산 영화가 개봉하기에는 현재 시장이 어렵다’는 말을 과격하게 발언한 점도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소수나마 제 영화를 봐오셨던 분들께도 크나큰 실망감을 드린 점 죄송합니다.“

시사회 발언 이후 전체적인 맥락에서 벗어난 자신의 일부 발언이 극대화되면서 숱한 네티즌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던 김기덕 감독은 “이번 관객들의 질타를 계기로 차분히 제 영화와 영화작업을 돌아보니 참으로 한심하고 이기적인 영화를 만들었고, 한국 사회의 어둡고 추악한 모습을 과장하여 관객에게 강요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불쾌감 갖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제 자신이 한국에서 살아가기 힘든 심각한 의식장애자임을 알았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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