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피플]
<사과> 강이관 감독
2006-10-19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서글서글한 눈매에 건장한 몸집의 젊은 남자가 약속 장소에 도착한다. 만약 그를 알기 전에 그의 영화 <사과>를 먼저 보고 나서 ‘이렇게 결이 고운 영화는 세심한 성품의 여성 감독이나 만들 수 있는 일일 것’이라고 혼자 내기라도 걸어 본 부산의 관객이 있다면, 그 사람은 진 셈이다. <나의 일기>, <소년의 시>등의 단편작업을 했고,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조감독을 거쳐 장편 데뷔작 <사과>로 부산에 초대된 강이관 감독.

단정 짓거나 과시하지 않으려는 말투가 삶의 조각들을 세밀하게 담아낸 영화 <사과>를 떠올리게 한다. 많은 관객이 궁금해 할 이 영화의 제목 짓기에도 그런 태도가 반영된 것일 텐데, “<사과>에는 두 가지 뜻이 있는데, 먹는 사과와 사람이 사람한테 하는 사과다. 영문 제목도 사과(SA-KWA)인데, 어차피 두 의미 모두 적당하게 반영할 영어 뜻이 없을 바에야 소리 나는 대로 쓰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강이관의 여름 프로젝트’나 ‘1번 영화’ 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웃는다.

산 세바스찬, 멜버른, 도쿄 필름 엑스등 <사과>는 이미 많은 국제영화제 순례를 마친 작품이 되었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사과>는 “아트가 아니라, 안 아트고, 대중영화”다. 그가 지금 가장 바라는 건 그동안 연기되어 온 개봉 확정과 국내 관객의 반응이다. “기구한 운명도 아니고, 비참한 운명도 아닌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별로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평범한 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길 잘 해보고 싶었다”고 강이관 감독은 밝힌다. 그의 말처럼 <사과>는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이 반길만한 특별한 대중영화다. 여기에는 내기를 걸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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