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기술>, <천하장사 마돈나>, <타짜> 등에서 유사아버지로 나오던 백윤식이 진짜 아버지로 등장하고, <바람난 가족>,<선데이 서울>등에서 '피끓는 어린 늑대'로 나오던 봉태규가 혈기방자한 아들로 등장하여 한 여자를 사이에 둔 혈전을 벌인다면? 아버지와 아들이 한 여자를 두고 싸운다는 설정에서 <귀여워> 를 연상하거나, '외디푸스 컴플랙스' 니 '개족보식 동서맺기' 니 하며 거품을 물 필요는 없다. 노류장화로 뭍남자들의 치근덕거림을 견디며 (때론 즐기며) 살아야 하는 이혼녀의 고달픈 삶에 대해 논하는 것도 부질없다. 영화는 <올드보이>, <너는 내 운명>의 장면을 패로디하기도 하고 <싸움의 기술> 을 슬쩍 언급하기도 하면서, 결국 부자지간이고 애정이고 간에 중요한 것은 돈 2억원이라는 결론을 준비한다. 정의로운 척 하지만 협박을 생계수단으로 삼는 시민고발자의 삶이나, 돈 2억에 깨끗이 교통정리 되는 욕망의 흐름을 보면서, 신자유주의시대 최신의 감수성을 확인하면 그만이다. 애정결핍이 문제랴, 돈 결핍이 문제지. -황진미/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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