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아픈 역사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인가. 한국과 베트남이 영화를 통해 친교를 더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12월17일까지 베트남에서 열리는 ‘한국영화특별전 2006’은 그동안 VCD와 DVD로만 한국영화를 접해왔던 현지 언론과 관객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하노이 국립영화관에서 열린 12월8일 개막식은 우천에도 불구하고 400석이 꽉 찼으며, 특별전 기간 중 가용인원 4천석 또한 일찌감치 예약이 끝났을 정도다. 문화관광부 산하 국제문화산업교류재단과 베트남 영화국, 주베트남 한국문화원이 공동주최한 이번 행사에서 상영되는 한국영화는 모두 7편.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비롯해 <청춘만화> <댄서의 순정> <도마뱀> <엄마> <백만장자의 첫사랑>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등이 베트남 관객과 첫 만남을 갖는다. 국제문화산업교류재단 신현택 이사장은 하노이 개막식에서 “한류 열풍이 가장 뜨거운 나라인 베트남에서 열리는 이번 상영회는 의미가 크다”며 “양국의 영화 교류와 함께 문화적인 공감대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2월14일부터는 하노이에서 호치민으로 자리를 옮겨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베트남 로케이션을 계획 중인 한국영화도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지 언론 <청년>에 따르면, 한국의 빌리픽쳐스가 제작하는 공포영화 <무이>가 내년 1월부터 다랏, 다낭, 호치민 등 중부와 남부 지역에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연출은 <령> <두뇌유희프로젝트, 퍼즐>을 연출한 김태경 감독이 맡는다. 제작사에 따르면, 주인공을 맡을 한국쪽 배우들을 조만간 밝히겠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선 아잉트, 홍아잉, 빙밍 등 자국의 인기 배우와 모델들이 출연한다고 해서 촬영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편 한-베트남 드라마 공동제작도 가시화하고 있다. 베트남의 가이 딘 비엣과 한국의 대형 미디어 그룹이 손잡고 500부작 규모의 대형 드라마 <마술 정원>을 제작한다는 소식도 베트남을 달구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의 영상교류가 어떤 파급효과를 낳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