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온라인 프리뷰 <허니와 클로버>
일시 12월26일 오후 4시 30분 장소 종로 스폰지 하우스 (씨네코아)
이 영화
"나는 벚꽃을 좋아한다. 하지만 왜 일까? 꽃이 지고나면 안심이 된다." 벚꽃만이 아니다. 청춘도 마찬가지다. <허니와 클로버>는 아름다움의 대가로 처절한 아픔을 요구하는 청춘의 본질을 그리는 영화다. 미대생답지 않은 평범남 다케모토(사쿠라이 쇼)는 어느 날, 그림 그리기에 몰입하고 있던 하구미(아오이 유우)의 얼굴에서 날리는 벚꽃을 본다. 그의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 사이, 친구 마야마(카세 료)는 묘령의 전화를 받고 뛰어나간다. 전화 저편의 인물은 아르바이트 중인 회사에서 만난 연상의 건축디자이너. 남편을 잃고 마음의 문을 닫은 그녀를 위해 마야마는 무슨 일이 생기면 어디든 달려가는 수호천사가 되어준다. 그런가 하면 마야마만을 바라보는 야마다는 그의 외사랑을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유분방한 성격 탓에 8년 째 학교를 다니는 모리타(이세야 유스케)가 학교에 돌아오고 그는 오랜만에 만난 후배에게 인사하는 것도 잊은 채, 하구미의 그림만을 바라본다. 서로의 재능을 알아본 하구미와 모리타는 서서히 끌리기 시작하고, 역시 하구미의 ’좋은 친구’가 되어버린 다케모토는 가슴 아픈 짝사랑을 시작한다. 우미노 치카의 만화 <허니와 클로버>를 원작으로 한 작품. 1월 11일 개봉이다.
100자평 원작의 팬들에게 바치는 명백한 팬 서비스. 145cm의 단신에 빵빵한 볼을 가진 하구미를 아오이 유우가 연기한다는 것을 예외로 친다면, 종이 위의 캐릭터들이 눈앞에서 살아 숨쉬는 경이로움은 충분하다. 단, 사랑의 아픔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과 이룰 수 없는 것들을 자각한 원작의 인물들을 그저 몹쓸 사랑에 빠진 가련한 청춘으로 그려낸 것은 아쉬운 점. 허전한 마음 가눌 길 없다면 대여점으로 직행하자. - 강병진 <씨네21> 기자
우미노 치카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다카다 마시히로의 <허니와 클로버>는 이십대의 파릇파릇한 청춘에 관한 영화다. 아오이 유우를 비롯한 일본의 청춘스타들이 연기한, 개성이 강한 다섯 명의 미대생들은 각자 사랑에 빠지고, 상처받으면서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한걸음씩 다가간다. 이 작품은 ‘청춘’을 경험한 이들보다 ‘청춘’을 향해 달려가는 세대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대학생 드라마들이 대학생의 현실보다는 고교생들의 판타지와 더 잘 결합하는 것처럼, 이 영화도 이십대에 겪었을 법한 이야기보다는 체험하게 되기를 꿈꾸는 환상들로 채워져 있다. 경쾌한 음악과 더불어 원작의 콘티까지도 충실히 영상화한 영화 <허니와 클로버>는 청춘에 관한 보고서라기보다는 청춘에 관한 동화에 가깝다. - 김지미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