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할리우드에서 가장 비싼 영화는?
2007-05-08
글 : 장미
<포브스> 영화 제작비 규모 순위 발표, 1위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클레오파트라>
<클레오파트라>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가장 값비싼 영화는 무엇일까. <포브스>에 따르면 2006년 환율 기준으로 최고액의 제작비가 소요된 영화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튼이 출연한 <클레오파트라>(1963)다. 21세기 블록버스터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이 작품에는 무려 2억9020만달러가 투여됐지만 미국 내 박스오피스 성적은 3억8100만달러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위는 워너브러더스의 <슈퍼맨 리턴즈>(2006). 2억6850만달러를 퍼부었음에도 미국에서 1억9900만달러, 해외에서 1억9천만달러를 벌어들이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남겼다. 3위에는 제작비 2억5020만달러를 기록한 <타이타닉>(1997)이 올랐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미국에서만 7억5160만달러를 쓸어담았을 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4위는 케빈 코스트너가 출연한 <워터월드>(1995). 2억3160만달러를 퍼부었으나 미국에서 1억1680만달러만을 수거하며 흥행에 참패했다. 5위는 조니 뎁이 등장하는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2006)이 차지했다. 2억2310만달러가 소요된 이 영화는 미국에서 4억1980만달러, 해외에서 6억3580만달러라는 기록적인 성적을 거두며 크게 성공했다. 이어 <터미네이터3: 라이즈 오브 더 머신>(2003)이 2억1950만달러, <스파이더 맨2>(2004)가 2억1280만달러, <킹콩>(2005)이 2억230만달러, <엑스맨-최후의 전쟁>(2006)이 2억930만달러,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1999)가 2억640만달러로 차례로 10위권에 안착했다.

이번 리스트에 포함된 25편의 영화들은 평균제작비 1억971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그중 대다수가 최근 제작된 작품들이다. 미국영화협회(MPAA)에 따르면 할리우드영화의 평균제작비는 6천만달러가량. <포브스>는 “10년 전과 비교해 거의 두배 정도의 수치”라며 “덩치가 큰 영화에는 으레 2억달러 이상을 지불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대개 2천만달러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추가하면 전체 금액은 한층 커지는 셈.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다른 제작사나 투자자를 끌어들여 공동투자를 유치하는 이유 역시 바로 어마어마한 제작비에 있다. 한편 공동투자를 되도록 피하려는 제작자도 존재한다. 한때 폭스의 사장이었고 현재 제작사 판테모니엄 필름의 대표인 빌 매케닉은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제작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선 배우의 출연료를 삭감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기본 출연료 외에도 2천만달러 정도를 추가로 지불하는 상황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포브스>는 근래 제작비에 신음하던 할리우드가 브랜드와 프랜차이즈, 그리고 작은 영화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한다. 제작비를 과도하게 투여해도 흡족한 이윤을 남기지 못하는 상황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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