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VS] 송강호의 멜로
2007-05-31
글 : 신민경 (자유기고가)
<밀양>

<밀양>의 김종찬

다방 아가씨와 농담 따먹기 좋아하는 걸 보면 속물 같은데, 한 여자 주위를 빙빙 맴도는 걸 보면 또 순진한 구석도 있는 것 같다. <밀양>은 송강호의 ‘본격적인’ 첫 멜로지만, 이 남자의 연애방식은 그리 적극적이지만은 않다. 언제부턴가 마음에 걸린 그 여자, 신애(전도연)에게 잘 보이려고 교회도 따라가고, 주차도 알아서 해주며, 속물 소리를 들으면서도 그림자처럼 묵묵히 따라다닐 뿐이다. 자기 마음도 제대로 모르니 타인의 마음을 어찌 헤아릴까. 아무리 봐도 애정표현이 영 서툴기만 한데, 그래도 이게 김종찬만의 사랑법이다.

<YMCA 야구단>의 이호창

뭐, 이것도 멜로라고 우기면 멜로다. 한복으로 칭칭 감은 여자들만 보아온 이호창에게 신여성 정림(김혜수)은 신천지 같은 존재. 순정만화에서 빠져나온 듯한 고운 스커트 차림에 얌전하게 말아내린 머리, 게다가 매사 생글생글 웃으며 대하니 반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이 있는 이호창, 고지식한 아버지(신구)가 알면 불호령이 떨어질 게 분명한데도 정림이 이끄는 대로 ‘베쓰볼’의 세계에 입문한다. 희망에 부풀어 열심히 배트를 휘둘러보지만, 알고 보니 정림에겐 근사한 약혼자가 있었던 것. 어허~, 안타깝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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