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이창동 감독 <밀양> 칸에서 공개
2007-05-25
글 : 문석
사진 : 오계옥
<밀양>의 이창동 감독, 전도연, 송강호가 레드카펫 행사에서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칸영화제 후반부를 맞아 칸에 도착했다. 현지시간으로 5월23일 저녁 7시 기자시사를 열면서 공식 스케줄을 시작한 <밀양>은 당일 밤 10시의 두번째 기자시사와 24일 낮 12시30분의 기자회견, 오후 3시30분의 공식 상영 등의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오후 3시30분 뤼미에르 극장에서 개최된 공식 상영은 갈라쇼로는 상당히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이 모였다. 공식 상영에 참여한 <밀양>의 이한나 프로듀서는 “영화 상영이 끝난 뒤 박수소리가 끝나지 않아 감격스러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밀양> 팀의 통역해주시는 분이 칸에 여러 번 왔었는데 이렇게 긴 경우는 처음이라고 하더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경쟁작인 <데스프루프>를 가지고 온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도 참석해 시종 진지하게 영화를 감상한 뒤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고 이한나 프로듀서는 말했다.

기자회견 직전 열린 포토콜에서 환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밀양>팀.

공식 상영 전에 열린 기자회견은 그리 성황이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참석자들은 기독교를 영화에 끌어들인 이유, 연기지도 방법 등을 진지하게 물어봤다. 한편, 현지 데일리 중에는 <버라이어티>가 24일 오후 유일하게 리뷰를 게재했다. <버라이어티>의 데릭 앨리는 “밀양은 이창동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야심차고 거의 소설에 가까운 영화다. 이 영화는 영화적인 범주에서는 주연 캐릭터의 갈등을 드라마화하는데 완전히 실패했다. 크레딧이 등장하면서 천천히 달아오르는 초반부와 흥미로운 중반부는 긴장이 빠지게 긴 마지막 대목에 의해 흩어진다”면서 비교적 좋지 않은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24일 발간된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경쟁작 별점평가에서는 유일하게 투표를 한 <포지티프>의 미셸 클리망이 만점을 부여해 <밀양>의 수상권 진입 가능성이 적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진기자들 앞에서 활짝 웃고 있는 전도연

기자시사회와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해외 저널리스트들의 반응 또한 대체로 긍정적이다. <밀양>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봤던 뉴욕 필름 소사이어티 오브 링컨센터의 프로그램 디렉터 리처드 페냐는 <밀양>에 관해 “관습적인 장면과 전개가 전혀 없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영화이며, 관객이 진정으로 스토리에 결합하게 하는 영화”라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시아 영화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프랑스의 프리랜서 기자 올리비에르 레만은 “이창동 감독의 모든 영화를 봤는데, <밀양>을 보면서는 <초록 물고기>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의 모든 영화처럼 <밀양> 또한 인생의 장애를 보여주는 영화다”라고 말했다. 브라질 한 일간지의 실바나 아란테스는 “매우 흥미롭고 강렬한 영화이며, 여주인공이 상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다”라고 평가했다. 또 독일 ZDF 위성방송의 마이크 플라첸또한 “여배우의 연기가 매우 훌륭했다”면서 “한국영화에 극적인 폭력이 많이 나오는데 왜 그러냐”며 궁금해하기도 했다.

25일 프랑스 일간지의 리뷰와 데일리에 실리는 별점 결과가 나오면 <밀양>에 대한 칸 현지의 평가 또한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밀양>팀이 레드카펫을 걸어오르고 있다.
사진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창동 감독과 두 배우.
티에리 프레모 예술감독이 이창동 감독과 전도연, 송강호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뒷쪽에 갈색 재킷을 입은 사람이 질 자콥 집행위원장.
"상에는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는 이창동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을 찍던 송강호도 칸으로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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