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훈풍이 종교의 장벽까지 허문 걸까. <밀양>을 대하는 기독교인들의 반응이 사뭇 달라지고 있다. <밀양>의 홍보를 맡고 있는 래핑보아 강은경 팀장은 “사실 몇몇 인터넷 언론들의 자극적인 제목을 제외하고는 개봉 초기에도 일부 기독교쪽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며 “영화에 대한 호평에 이어 전도연씨가 칸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관련 매체에서 이창동 감독을 인터뷰하려는 요청도 쇄도하고 있는 상황. 개봉 전에는 시사회 초청을 거절했던 몇몇 기독교 단체도 단체관람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오는 6월14일에는 <밀양>을 본 기독교인들의 대화의 장이 열릴 예정이다. 기독교 단체인 문화선교연구원은 14일 오후 7시 서울 높은뜻숭의교회에서 ‘밀양, 기독교에게 말걸다’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다. <밀양>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한 송주화 할렐루야교회 목사와 김주용 잠실교회 목사를 비롯해 영화평론가 오동진과 서울기독교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인 성석환 목사가 참여할 계획. 문화선교연구원의 배성분 간사는 “영화에 대해 찬반양론을 논의하는 자리는 아니다. <밀양>처럼 기독교를 비중있게 다룬 영화를 놓고 기독교인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봐야 할지를 이야기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행사의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