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축! 계두식 대기업 취직, <두사부일체3: 상사부일체> 촬영현장
2007-06-12
글 : 정재혁
사진 : 오계옥

“오늘 몇대나 맞은 줄 알아? 아마 백대는 될 거야.” 무식한 대가리 역할의 박상면이 투덜댄다. 6월4일 강남의 한 오피스텔 옥상에 마련된 <두사부일체3: 상사부일체> 촬영현장. 뜨거운 햇볕도 모자라 시커먼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열기를 돋운다. 이날 촬영은 대기업 거손에 낙하산 입사한 영동파 넘버2 계두식(이성재)이 노조를 와해하려는 거손기업과 싸우는 장면. 거손기업의 뒤에는 북어파가 연루되어 있다. 계두식의 오른팔인 김상두(김성민)와 왼팔인 대가리(박상면)가 나서서 형님을 돕지만, 3 대 40의 힘든 싸움은 점점 궁지에 몰린다. 이때 절에서 수행 중인 영동파의 큰형님 상중(손창민)과 젊은 스님들이 함께 나타나고, 이들은 ‘박력있는 자비’로 영동파를 구원한다.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조폭의 나와바리도 넓어지는 법일까? 학생으로, 교생으로 학교에 잠입했던 조폭 코미디 영화 <두사부일체> 시리즈가 대기업으로 발판을 넓힌 3편 <…상사부일체>는 ‘상사와 회사와 아버지는 하나’라는 무식한 신념 하나로 밀고 나가는 영화다. 전편에서 보여준 사학 비리 문제는 대기업의 비리와 취업난으로 바뀌었고, 조폭이 학교 시스템을 체험하는 구조는 대기업으로 장소를 옮겼다. “사회적인 문제들을 건들면서 유머를 만들어내겠다”는 심승보 감독의 말처럼 영화의 액션도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진지하다. 무기가 없으면 못 싸우는 김상두나, 무식하게 박치기만 고수하는 대가리의 액션은 코미디지만, 전편의 캐릭터에서 다소 웃음기를 걷어낸 듯한 새로운 계두식의 액션은 진지한 드라마. 액션의 합이나 카메라의 프레임이 어긋나 재촬영이 반복되던 상황에서도 김성민은 “놀면 뭐해, 신인이니까”라며 분장을 고쳤고, 촬영에 동원된 40여명의 엑스트라에게 끊임없이 맞았던 이성재도 “때리는 것보다 맞는 게 편하다”며 속 모를 멘트를 남겼다.

코미디영화의 감초인 카메오도 빠지지 않는다. 심승보 감독이 <하얀전쟁>의 조감독을 하며 베트남에서 인연을 맺은 이경영이 그 주인공. “중에게도 가끔은 주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스님이 그의 역할이다. 그의 농담에 따르면 이번 출연은 “<신기전>에 출연하며 머리를 깎은 김에 결정한 것”. “예전엔 잘도 뛰어다녔지만 이제는 오금이 저린다”고 한다. 대기업과 절로 영역을 확장한 조폭의 세 번째 이야기 <…상사부일체>는 현재 30% 촬영을 마쳤으며, 9월 추석에 개봉할 예정이다.

무술감독 임세호

“1, 2편 이어 3편에서도 악의 축으로 등장합니다”

주연배우를 비롯해 거의 모든 출연진이 바뀐 <두사부일체3: 상사부일체>에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인물이 딱 한명 있다. 1편과 2편에서는 신강남파 보스를, 3편에서는 북어파의 우두머리를 연기하는 임세호씨. 시리즈 전편의 무술감독이기도 한 그는 이날 촬영현장에서 가장 바쁜 스탭이었다. “출연배우 다 와봐.” “다리가 목덜미를 정확히 누르는 느낌이 나야 해.” 40여명의 스턴트맨들에게 액션을 지시하랴, 주연배우들의 동작을 맞추랴. 현장에 울려퍼지는 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다. 정두홍 무술감독과 학교 선후배 사이인 임세호 감독은 <나두야 간다> <하류인생> <낭만자객> 등 벌써 참여한 영화가 30여편에 이르는 베테랑. 배우로 참여한 작품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욕심은 있다. <투사부일체> 때에는 내가 낭심을 맞는 장면이 꽤 웃음을 자아냈다. 더 좋은 걸 해보고 싶기도 하고.” 이번 작품에서 그의 출연 분량은 더 늘어났다. 악의 축으로 등장하는 두 캐릭터 중 하나가 그의 역할. 연기하느라, 액션 짜느라 바쁜 그지만 “리얼하면서 코믹한 액션”에 대한 욕심은 놓치지 않는다. 태권도, 합기도, 킥복싱 등으로 빚어진 그의 우람한 가슴 근육이 카메라 앞에서 더욱 힘차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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