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엠파이어>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등 제시카 알바의 최근 해외 인터뷰 자료들을 모아 재구성한 것입니다.)
☆ 아, 아, 마이크 테스트. 잘되나요? 네, 안녕하십니까 ‘씨네섹시21’ 시청자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이웃집 노처녀, 흔한 얼굴의 리포터 P양입니다. 오늘은 제가 여러분을 대신해서 할리우드 최고의 섹시한 여배우 제시카 알바를 만나러 할리우드로 날아왔습니다. 그녀의 최근 출연작인 <판타스틱4: 실버 서퍼의 위협>이 한국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죠? 이 영화에서 제시카 알바는 투명인간으로 변신하는 초능력을 가진 수잔 스톰으로 열연을 했는데요, 사실 보기에 따라서는 이 영화의 열연이 새파란 바다색의 스판덱스 의상을 입은 그녀의 몸매 덕 아닐까 합니다만. 1981년생인 알바양은 20살 때 <맥심>이 뽑은 100명의 섹시한 여자 리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죠. 2006년, 2007년에는 같은 설문으로 연달아 2위를 차지했군요. 그외에도 비슷한 결과들이 많았는데… 2006년 AskMen.com에서도 1위를 하고, 2001년 E! Television이 뽑은 ‘101명의 섹시 보디 연예인들’에서는 3위였습니다. 1위는 브래드 피트, 2위는 안젤리나 졸리라, 역시 비범한 브란젤리나 커플…. 아참, 그때는 두 사람이 커플이 아녔군요. 여튼 제시카 알바양이 도착할 때가 됐는데요. 저기 오는군요!
★ ‘씨네섹시21’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섹시한 외모가 아닌 연기력으로 승부하려고 노력하는 여배우 제시카 알바입니다. 반갑습니다.
☆ 소개가 참 인상적이네요. 하여간 바쁜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판타스틱4> 2편이 무척 기대되는데요, 촬영현장은 어땠나요? <판타스틱4> 2편을 연출한 팀 스토리 감독님 말씀으로는 알바양이 제발 본인을 못나 보이게 해달라고 사정을 했다던데.
★ 그 부분에 대해서 정말 얘길 많이 했어요. 감독님한테 절 좀더 못생긴 애로 만들어달라고 했죠. 얼굴에 검댕도 묻히고 뭔가 좀 해보라고요. 어떤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예쁘다는 게 영화에 방해가 되기도 하더라” 하셨더라고요.
☆ 타고난 축복을 굳이 망가뜨릴 필요는 없지 않나요? 보통 사람들은 예쁘게 보이지 못해 안달이고, 외모 대신 연기력으로만 승부해야 하는 배우들도 있잖아요. 당신이 스타덤에 오른 과정만 봐도 TV시리즈 <다크 엔젤>(2000∼2002)부터 시작해서 <허니>(2003), <씬시티>(2005), <판타스틱4>(2005)까지 전부 당신의 섹시한 육체와 귀여운 외모에 전적으로 빚지고 있습니다. 허리케인이 닥치는 여름 해변을 배경으로 한 <블루 스톰>(2005)은 전형적인 예 아닌가요? 폴 워커와 당신의 구릿빛 섹시함이 화면을 가득 채운….
★ 그 영화는 저로선 좋은 경험이 아니었어요. 촬영 마지막 날 찍은 서너 장면은 영화에 거의 나오지도 않았고 그냥 그건 폴 워커의 영화예요. 저는 장식이었죠. 섹시한 여자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게 전 두려워요. 내털리 포트먼은 이런 일을 겪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진지한 여배우로 받아들여지고 싶어요.
☆ 최근에 저예산 공포영화 <디 아이>를 찍으셨더군요. 홍콩의 팡 브러더스가 만든 동명영화의 리메이크죠? 미국쪽 감독은 거의 무명이고, 공연하는 배우들을 보니 알바양의 원톱 영화 같던데요.
★ 그 영화에서 저는 정말 매력적이지 않게 나와요! 눈먼 바이올리니스트를 맡았는데, 각막이식 수술을 받고 나서 기증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죠. 얼굴에 멍도 들고 피부는 창백하고 입술은 부르트고, 옷도 평범하고 보수적으로만 입어요! 저는 5살 때부터 연기자를 꿈꿨고 TV드라마에서 소소한 역할들을 하다가 12살 때 처음 영화로 데뷔했죠. 그때도 단역이었는데, 조금 비중있는 조연을 맡은 여배우가 사정상 그 영화를 못 찍게 되면서 제가 그 역할을 하게 됐어요. 머리색이 같다는 이유였어요. 그간 무수히 독립영화들을 찍었고 이제야 빛을 보기 시작한 셈이에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 업계에서 제 위치를 제가 컨트롤할 수 있게 된 거죠. 코미디도 하고, 호러영화도 하고. 저한테 딱 맞는 영화들을 기다렸어요.
☆ 왜 그렇게 예쁜 외모를 지우는 일에 집착하는 거죠?
★ 야하고 섹시한 여자로 보이는 게 싫은 거예요. 저는 모태신앙을 가진 기독교인이었는데, 어릴 때 제가 나이든 남자들한테 성희롱을 당하면 목사님이 그랬어요. 제가 옷을 야하게 입어서 그렇다고요. 제 옷은 야하지 않았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나는 이성이 나를 탐낼 만한 게 다 내 잘못이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내 몸이 수치스러웠고 여자인 게 수치스러웠어요. 어릴 때 우리집에서는 수영복도 못 입고 돌아다녔어요. 저는 엄격한 집안에서 자랐고, 아버지는 제가 누드로 영화나 사진 촬영하는 걸 반대하셨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 <판타스틱4> 2편 촬영현장 얘길 듣자니까, 알바양의 자상한 성격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더군요. 현장을 방문한 기자들한테 설탕 입힌 도넛을 나눠주기도 했다면서요.
★ 아, 도넛을 토스터에 넣어서 구워주려고 했는데! 까르르르~ 저는 어릴 때 15명의 사촌들과 다 같이 자랐거든요. 제가 제일 나이가 많았어요. 6살 때부터 사촌동생들 기저귀를 갈았죠. 어딜 가든 주위 사람들이 다 편안한가 살피는 게 제 버릇이에요. 누가 아프진 않은지, 배고프진 않은지, 목이 마르진 않은지. 엄마라도 되는 것처럼 남들을 돌보는 성격이에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예쁜데 성격까지 예쁘군요.
★ 아니라니까요. 진정한 제시카 알바는 사람들이 보고 있는 이게 다가 아니에요! 저는 고등학교 때 데이비드 마멧 극단에서 연기 훈련을 받았어요. 윌리엄 H. 메이시가 제게 진정한 연기란 무엇인가를 가르쳐줬어요. 매 순간 진심을 다하고 있니? 최선을 다하고 있니? 그런 값진 연기 훈련을….
☆ 젊고 예쁘고 착한 알바양.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에서 마쳐야겠네요. 더이상 할 의욕이 나질 않는군요. 카메라 이만 꺼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