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파리] 파리에 비춘 비밀스러운 빛
2007-09-19
글 : 최현정 (파리 통신원)
<밀양> 프랑스 개봉 전 시사회 열려, 관객 반응 좋아

<밀양>의 첫 프랑스 시사회가 개최됐다. 지난 8월11일 프랑스 현지 개봉을 앞둔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배급사인 디아파나사와 영화잡지 <포지티프>의 공동 주최로 플레이스 드 클리시에 위치한 역사 깊은 극장 르 시네마 데 시네아스트에서 시사회를 열었다.이창동 감독과 전도연도 참석해 자리를 빛낸 이번 시사회의 관객석은 완전히 만원이었으며 프랑스 관객이 주를 이루었다. 상영 전 이창동 감독은 “영화가 길어서 지루할 수도 있지만, 좋은 관람 되길 바란다”며 겸손한 인사를 관객에게 보냈고, 반대로 전도연은 “영화에 빠져들게 되면 러닝타임이 길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밀양>

영화가 시작되자 관객의 웃음과 울음소리가 상영 내내 끊임없이 들려와 그들이 영화에 “빠져들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상영 직후 열린 관객과의 대화는 <포지티프>의 편집장인 미셸 클리망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관객은 영화 속의 종교적인 이미지에 큰 관심을 갖는 눈치였다. 특히 한국의 기독교 문화에 익숙하지 않는 프랑스인들은 영화 속에 비춰진 개신교도의 이미지들이 영화의 다른 기법에 반해 ‘비현실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내놓았고, 이에 이창동 감독은 “절대로 과장되거나 코믹하게 연출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교회의 모습을 담은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이창동 감독은 <밀양>의 주요 모티브는 상충되는 두 요소- 즉 종교처럼 먼 곳에서 해답을 얻으려는 신애와 일상에서 도움을 주려는 김 사장(송광호)의 관계, 그리고 끊임없이 하늘을 바라보며 빛을 찾으려는 신애와 땅에 비치는 빛을 보여주며 종결되는 영화- 의 충돌로 이루어진다는 설명도 덧붙여 관객의 깊은 동의를 얻어냈다.

시사회 전후로 많은 프랑스 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이창동 감독과 전도연은 이제 10월17일에 시작될 극장개봉 스케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이후 프랑스 극장가에 하나둘씩 소개되고 있는 60회 칸영화제 출품작 중에서도 높은 기대 속에 개봉될 <밀양>의 이번 시사회는 프랑스 관객의 반응을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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