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소식]
<북극>으로 부산 찾은 배우 양자경
2007-10-10
글 : 주성철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세계를 정복한 예스 마담

양자경은 장만옥, 공리와 더불어 이제 아시아를 초월한 이름이다. <007 네버 다이>(1997)를 시작으로 <게이샤의 추억>(2005), 대니 보일의 <선샤인>(2007), 아시프 카파디아의 <북극>(2007), 그리고 곧 개봉할 마티유 카쇼비츠의 <바빌론 AD>와 로저 스포티스우드의 <황시의 아이들> 등 딱히 ‘할리우드 진출’이라고 말하기도 힘들 정도로 세계 각국의 감독들과 작업하고 있다. <와호장룡>(2000)의 큰 성공 이후 <영웅> <연인> <칠검> <무극> <야연> <황후화> <적벽대전> 같은 일련의 무협 대작들의 끈질긴 유혹에 시달리면서도 자기만의 길을 묵묵히 걸었던 것도 “아시아 바깥에서 내 자리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싶었다”는 자신의 욕심 때문이다.

<북극>에서 양자경은 무척 고독한 여인이다. 툰드라 지역에 사는 사이바(양자경)와 안야(미셸 크루시엑)는 사람을 피해 도망 다니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중 사이바가 얼음 위에서 죽어가던 백인 남성(숀 빈)을 데려와 함께 살게 된다. 이후 한 남자를 두고 둘 사이에는 묘한 긴장관계가 형성된다. <와호장룡>에서 양자경과 장쯔이의 대립관계를 북극으로 옮겨간 듯한 이 영화는, 충격적인 결말과 더불어 양자경의 깊은 내면연기를 보여준다. 아마도 <스턴트우먼>(1996)과 더불어 양자경의 쓸쓸한 표정을 가장 절묘하게 드러낸 영화가 <북극>일 것이다. “<와호장룡>에서의 나는 장쯔이와 대립하면서도 걱정해주는 큰 언니 같은 역할이었다면, <북극>에서는 보다 현실적이고 잔인하게 변한다. 더 강렬한 내면을 지닌 여자라고나 할까.” 양자경은 현재 내년 여름을 목표로 이연걸과 함께 <미이라3>를 촬영 중이다. 앞으로 그녀를 만날 일은 더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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