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11월 21일 오후 2시
장소 메가박스 코엑스
이영화
세상에 엄마는 한명이어야 한다. 그런데 11살 재수(김영찬)는 이 당연한 진실이 이해가 안 간다. 엄마 얼굴도 모르는데다 ‘열한번째’ 엄마를 맞아야 하니까 말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동사무소에서 나오는 기초생활비조차 바다이야기에 고스란히 바치는 개차반 아버지(류승룡)를 둔 재수. 그런 아버지가 엄마라고 데려온 여자들에게 열한살 재수는 말한다. 여기는 살 곳이 못되니 어서 짐싸서 떠나라고. 재수가 말하지 않아도 엄마라고 잠시 불리웠던 여자들은 한달도 채 못 되어 집을 떠났다. 그런데 열한번째 엄마인 여자(김혜수)는 좀 이상하다. 가라고 해도 안 간다. 갈데가 있으면 이런 집에 살러 왔겠느냐고 외려 큰 소리다. 그것 뿐이랴. 종일 잠만 자는 것도 모자라 재수가 아껴놓은 식권까지 손을 댄다. 못난 애비만으로도 모자라 어디서 흘러들었는지 모를 ‘열한번째 엄마’까지 자신에게 손을 내민다. 게다가 남의 속도 모르는 덜떨어진 옆집 백수 백중(황정민)까지 ‘열한번째 엄마’에게 껄떡대니 재수로선 미칠 노릇이다. <서프라이즈><거칠마루> 등을 연출했던 김진성 감독의 세번째 장편영화. 11월29일 개봉한다.
100자평
엄마 잃고 엄마 찾은 어린 혹은 늙은 소년의 이야기라고 불러야 할까. <열한번째 엄마>는 익숙한 가족영화라기 보다 독특한 멜로영화다. “엄마 소리 들으면 다 올라올 것 같다”던 여자는 “지 어미 닮아서 눈물 한방울 안 흘린다”며 어린 아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무자비한 남자를 막아선 뒤로 재수와 가까워진다. 그저 잠자리나 같이 한번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여자에게 접근했던 백중 역시 마찬가지다. 그의 성적 관심은 무장해제를 한 대가로 자신 대신 재수를 아버지로부터 지켜달라는 여자의 부탁을 받고서 사그라들고, 어디로 여자를 팔아넘길 궁리만 하던 ‘열한번째 엄마’의 남자 또한 결국 교화한다. 세 남자에겐 결국 자신을 품어줄 따뜻한 엄마 혹은 연인의 품이 필요했던 셈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감정을 전달하기 무난한데도 제작진은 자신이 없었는지 신파조의 음악을 끊임없이 흘리는데, 외려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영진 <씨네21>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