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계>를 둘러싼 중국발 두 가지 경고를 명심하자. 첫째, 다운받지 말 것. 둘째, 따라하지 말 것. 지난 주말 중국의 백신프로그램 업체인 베이징 라이징 인터내셔절 소프트웨어의 대변인은 “<색, 계>의 무료 다운로드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개인 비밀번호가 도난당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각종 스틸과 동영상을 제공하며 영화를 홍보하는 사이트에도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으며, 15%에 달하는 다운로드 링크가 감염됐다는 것. 그에 따르면 어떤 경우는 영화와 바이러스를 함께 다운로드받게 되고, 어떤 경우는 바이러스만 다운로드받게 되는 등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한 현상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위험한 건 당신의 컴퓨터만이 아니다. 이 영화의 매혹적인 섹스신이 관객을 실질적인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것. 중국 광둥지역 부인병원의 한 의사는 “<색, 계>의 섹스신 대부분은 비정상적인 체위를 다루고 있다. 체조나 요가로 단련되어 유연성이 뛰어난 여성들만이 가능한 방식으로, 일반인이 이를 무리하게 따라했다가는 물리적인 해를 입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클립형 체위’ 등 한번쯤 시도해보고 싶은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몸이 따라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재밌는 것은 이 영화가 중국에서는 7분가량의 섹스신이 삭제된 채 공개됐기 때문에 두 번째 경고의 경우, 오리지널 버전을 보지 않은 관객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10월31일 중국에서 개봉한 <색, 계> 2주차까지 1212만달러를 벌어들이며, 리안 감독의 영화로는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는 중이다. 그럼에도 남부지역 중국인들이 삭제장면을 보기 위해 홍콩으로 원정을 떠나고, 원본을 구하기 위해 다운로드 사이트를 기웃거리는 중국인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이른바 ‘<색, 계> 바이러스’가 위험한 것도 바로 그 때문. 어쨌거나 극장에서 영화를 즐기는 것은 관객의 자유지만, 치명적인 욕망(色)은 일단 조심(戒)하는 게 최선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