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재탕이야, 할지도 모르겠다. 눈썰미 좋고 기억력 왕성한 독자들은 <씨네21> 551호 특집 ‘스틸기사 5인의 미공개 화첩’의 대문사진을 금세 떠올릴 것이다. 임훈 작가의 스튜디오 한쪽 벽에 붙어 있던 이 사진은 ‘숨은스틸찾기’라는 꼭지를 만들게 한 원천 중 하나다.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파이란> 촬영 때 건져 올렸다는데, 당시 임훈 작가는 “촬영감독의 카메라와 직각을 이룬 위치에서 바라봤기 때문에 저 장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렬한 붉은 기운 때문에 처음 봤을 때 저기가 중국인가 싶었다. 또 다른 ‘파이란’을 나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싶어 몇년 전 저 붉은 벽 찾아 인천행 국철을 탄 적도 있다. 아쉽게도 공사 중이라 더이상 저 벽은 남아 있지 않았고, 강재처럼 차이나타운표 자장면만 먹고 돌아와야 했다. 당시 필름을 스틸작가가 갖고 있지 않고, 존재 유무 또한 알 수 없다는 말에 벽에 붙은 사진을 떼서 스캔받고 아직까지 돌려주지 못했는데(않았는데), 어서 주인에게, 제자리에 돌려줘야지 생각했던 차에 한번 더 독자들과 나누고 싶어 싣는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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