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리뷰]
미국 대통령 암살 다룬 <밴티지 포인트> 공개
2008-02-18
글 : 문석

일시 : 2월18일 오후 2시
장소 : CGV용산
개봉 : 2월28일

이 영화

미국 대통령이 암살당한다. 스페인 살라망카 마요르 광장에서 100여개국이 함께 모여 테러 방지를 위한 역사적인 협약을 맺기로 한 날, 어디선가 두발의 총탄이 날아와 미국 대통령(윌리엄 허트)의 가슴을 명중시킨 것이다. 곧이어 광장 저편에서 폭발음이 들리더니 얼마 뒤에는 광장 중앙의 단상에서도 대형 폭발까지 일어난다. <밴티지 포인트>는 대통령을 경호하다가 부상을 입은 뒤 오랜만에 복귀한 경호원 반즈(데니스 퀘이드)를 비롯해 여행객 하워드(포레스트 휘태커), 스페인 경찰 엔리케(에두아르도 노리에가) 등의 시점을 통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영화다.

100자평

하나의 사건을 다중 시점으로 재구성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밴티지 포인트>는 미국 대통령 암살이라는 사건이 어떻게 벌어졌는가를 이 사건에 관련된 수 명의 시선으로 케이크 자르듯 딱딱 잘라 나눠 붙인 영화다. 다중 시점이란 설정에 실어낼 수 있는 예민한 문제, 즉 "누구의 시선으로 진실을 볼 것이냐"에 관한 통찰적 질문과 답은 아니라는 뜻이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이 기대치를 혼자 품고 갈 요량이었다면 거두는 것이 좋겠고, "유리한 시점"(vantage point)의 갯수를 채우기 위해 특정 시간대를 6회 구간 반복하는 영화이니 일정 정도 지루함을 감수하고 가는 것도 좋겠다.
-박혜명 <씨네21>기자

<밴티지 포인트>가 내세우는 첫번째 포인트는 똑같은 사건을 각기 다른 사람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이른바 ‘<라쇼몽>식 구성’이다. 영화는 뉴스 생방송이라는 객관적 시점으로 한번의 총격사건과 두번의 폭발사건, 그리고 몇몇 격투장면을 보여준 뒤 다시 시간을 거꾸로 감아 인물들의 주관적 시점으로 사건을 재연한다. 이론적으로는 굉장히 여러가지 집단과 인물이 뒤얽힌 복잡한 사건의 진실을 보다 친절하게 설명하면서 영화에 형식미를 부여할 수도 있었던 이 구성은, 하지만 불행히도 성공적이지 않다. 반즈와 엔리케, 하워드의 시점을 보여준 이후로 이 영화는 일관성을 잃은 듯 시점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물론, 주관적 시점을 일관되게 적용하지 않은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여러개의 시점을 등장시킬 정도로 복잡한 이야기가 아니며, 시점을 오락가락하면서 이야기의 긴장감을 새나가게 하는데 왜 굳이 그런 구성을 적용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다. 시점의 문제를 차치한다면? 대통령과 경호원과 테러리스트와 선량한 시민이 나오는, 매끈하지만 아주 특별하진 않은 액션영화랄까. 초반의 생생한 테러 장면과 후반의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 추격장면은 이 영화의 어드‘밴티지 포인트’다.
-문석 <씨네21>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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