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마케팅의 핵심은 날짜 마케팅이다? <LA타임스>가 흥미로운 가설을 내놓았다. <LA타임스>는 지난 5월22일자를 통해 “스튜디오들이 의지하는 진짜 전략은 바로 매해 영화 개봉일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제작비와 마케팅비가 계속 상승하면서 스튜디오들이 동일 장르 또는 스타 배우, 감독과 상관있는 날짜를 영화 개봉일로 잡으려고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예를 들어 <인디애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의 경우 시리즈 2편(1984)과 3편(1989)의 개봉일을 고스란히 좇아 메모리얼 데이에 개봉일을 잡았다는 것.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는 매년 5월 마지막 월요일로, 할리우드에서는 여름 블록버스터 개봉일로서 전통적인 총애를 받아온 휴일이다. <LA타임스>는 또 “5월 첫주에는 마블코믹스 책을 원작으로 한 슈퍼히어로물들이 많이 개봉했다”며 <엑스맨2>(2003), <스파이더 맨>(2002), <스파이더맨 3>(2007) 그리고 올해 영화 <아이언맨>까지 <엑스맨>(2000) 이후 4편이 그런 전략을 택했다고 썼다. 5월 첫 주말 혹은 4월 마지막 날이 낀 주말은 메모리얼 데이와 마찬가지로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경쟁적으로 선점하고자 하는 개봉일. 이 시기는 일반적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즌이 시작되는 주다.
<LA타임스>의 ‘날짜 마케팅론’은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개봉일에 집착해온 오랜 전통에 비춰볼 때 억지스러운 얘기는 아니다. 파라마운트픽처스 부사장인 롭 무어는 “이 사업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많이 존재한다. 그러니 일단 관객이 반응한 날짜가 있다면 그걸 다른 영화의 개봉일로 적극 고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되묻고 있다. <인디펜던스 데이>(1996), <맨 인 블랙>(1997), <맨 인 블랙2>(2002) 등 윌 스미스 주연의 여름 액션물 여러 편을 7월4일 독립기념일에 개봉했던 소니픽처스는 올 여름 윌 스미스 주연의 또 다른 액션코믹물 <핸콕> 역시 독립기념일 주에 개봉할 예정. 소니픽처스 마케팅·배급부서 사장 제프 블레이크의 말을 빌리면 이렇다. “어쨌든 영화 자체로 승부 볼 일이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흥행한 전례가 있다면 그 성공을 몇배 불리는 것도 기대해볼 만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