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6월9일(월) 4시30분
장소 용산CGV
이 영화
비밀 첩보국 컨트롤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맥스(스티브 카렐)는 언제나 현장에 투입되기를 꿈꾼다. 어느날 컨트롤 본부가 공격을 받고 요원들의 신분이 노출되자, 국장(알란 아킨)은 스마트를 현장 특수요원으로 전격 승진시킨다. 꿈에 그리던 현장 요원이 된 스마트는 최근 성형수술로 알아볼 수 없이 탈바꿈한 에이전트99(앤 헤서웨이)와 함께 범죄조직 카오스의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합을 이룬다.
100자평
1960년대 TV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는 <겟 스마트>의 전략은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허허실실’이다. 유창한 외국어 실력에 명민한 두뇌를 갖춘 (혹은 그렇다고 설정된) 맥스는 정작 현장에 나서면 나사가 반쯤 풀린 듯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하고, 영화는 첩보물의 틀에 슬랩스틱 코미디를 듬뿍 부어넣는다. 스티브 카렐의 코미디 감각은 여전하고, 앤 해서웨이는 뭇 남성들의 시선을 장악할 만큼 미모를 유감없이 뽐낸다. 하지만 <겟 스마트>는 스스로의 코미디를 과신하는 기색이 역력한 영화다. 드라마는 앙상한데 허허실실 유머를 과하게, 때로는 식상하게 반복하는 나머지 김이 빠져버린다. 두 주연 배우의 호흡은 나쁘지 않지만, 기어이 아귀가 맞지 않는 로맨스를 끼워넣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최하나/<씨네21> 기자
시종일관 허허실실인 <겟 스마트>에는 첩보전의 긴장이 끼여들틈이 없다. 옷 갈아입는 것도 쉽고, 감옥을 탈출하는 것도 쉽고, 적진에 침투하는 것도 쉽고, 심지어 작전의 표적도 제발로 걸어온다. 그 사이를 채우는 건 스티븐 카렐과 앤 헤서웨이의 티격태격거리는 입담과 부창부수적인 호흡이다. 못말리는 제임스본드? 혹은 사이즈를 키운 <레밍턴 스틸>과 <블루문 특급>이다.
강병진/<씨네21>기자
첩보물은 로맨스 만큼이나 코미디와 섞기 쉬운 장르다. <겟 스마트>는 ‘컨트롤’이라는 가상의 정보기관에 소속된 정보분석가 맥스 스마트가 소원하던 현장요원으로 투입되며 벌이는 활약을 그렸다. 경험이 적은 신참 요원은 경험 많은 미녀 요원과 파트너를 이뤄 러시아로 잠입하는데, 신참과 고참이 티격태격하다 어느새 로맨스로 진행되는 식이다. 줄거리는 예상 가능하고 몇몇 장면에서는 이전까지의 스파이 코미디 영화들이 겹치기도 한다. 스티브 카렐의 표정과 대사만으로 다음 장면이 미리 보이는 것도 단점. 훤히 보이는 길을 따라 무난한 웃음을 주는 것이 안전하기는 하지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절정을 찍는 화끈함이 없는 것이 아쉽다. 똑 부러지게 제 역할을 다 하는 스티브 카렐과 앤 헤서웨이를 보는 것은 그럼에도 즐겁다.
안현진/<씨네21>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