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준 감독이 연출하는 <김씨표류기>가 촬영에 돌입했다. 한숨 들이키고 몰아쳐도 좋으련만 극중 남자 김씨 역을 맡은 정재영은 촬영 시작 이튿날인 8월23일부터서 고난도 고공 연기를 선보여야 했다고. 영화의 첫 대목인 김씨의 자살시도 장면 촬영 때문인데, 제작진은 “평소 롤러코스터도 못 타는” 정재영을 원호대교로 몰아세웠고, 정재영은 엄습하는 공포를 동력 삼아 5시간의 촬영을 온전히 끝냈다.
<김씨표류기>는 “죽으려고 한강에 뛰어들었다가 밤섬에 표류하는 남자 김씨와 그를 지켜보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여자 김씨의 엉뚱한 만남”을 그리는 영화. 목숨을 끊어내지 못하고 떠돌다가 밤섬에 흘러들어간 남자 김씨는 그날부터 외롭고 처절하게 나홀로 생존 투쟁을 벌어야 한다. 한편, 밤섬 근처의 고층 아파트에서 우연히 밤섬에서 살아가는(?) 남자의 생활을 관찰하게 된 여자 김씨는 그에게 편지를 전해주고자 새장 바깥으로의 탈출을 감행한다. 남자 김씨와 여자 김씨는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만날 수 있을까. “현대인들의 소통에 대한 의지를 희망적으로 그려보고 싶다”는 것이 이해준 감독이 밝힌 연출 의도다. 여자 김씨 역할은 익히 알려진 대로 정려원의 몫. 정려원은 8월22일 연남동의 한 중국집에서 이뤄진 첫 촬영 때 자신보다 먼저 고생길에 들어선 ‘정재영 선배님’을 찾아 응원을 전했다고 제작진이 덧붙였다. 내년 상반기 개봉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