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된 일일까. 중국의 여배우들이 하나둘씩 중국을 떠나고 있다. 지난 8월24일 홍콩과 중국 언론들은 <색, 계>의 탕웨이가 홍콩 국적을 취득했다는 소식을 알린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공리가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한 소식을 연이어 보도했다. 탕웨이는 리안 감독의 <색, 계>에서 친일파 간부 ‘리’를 유혹하여 사랑에 빠진 ‘왕치아즈’ 역을 맡아 신인답지 않은 과감하고 여유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당시 중국 정부는 논란거리였던 섹스신과 영화가 중국 역사를 왜곡하고 친일파를 미화했다는 이유를 들어 중국 내에 <색, 계> 상영을 중단시키고, 그녀에게는 방송, 영화, CF 등 모든 연예활동을 금지시켰다. 그 뒤 그녀는 연기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대륙사회 각 분야에 기여한 중국인에게 홍콩 영주권을 주는 ‘우수인재 영입 프로젝트’(배우 장쯔이, 피아니스트 리윈디, 랑랑 등이 이 제도를 통해 중국 국적을 버리고 홍콩 국적을 선택했다)를 신청했고, 최근에 홍콩 정부는 그녀에게 홍콩 영주권을 내주었다. 그래서 그녀는 홍콩에서 배우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또 한명 공리. 싱가포르 언론에 따르면 지난 23일 싱가포르 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적 취득자 선서 의식에 공리의 이름이 붙은 의자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공리도 탕웨이와 비슷한 이유로 국적을 바꿨다. 1996년에 싱가포르 담배사업가 황허샹과 결혼한 그녀의 말에 따르면 해외 영화사업을 위해 비자 취득이 쉬운 싱가포르 국적을 신청했다고 한다. 중국과 싱가포르는 이중국적이 허용되지 않아 싱가포르 국적을 선택했다는 것은 중국 국적을 포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두 여배우가 자국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이라는 나라가 여러 가지 제한이 많아서 배우가 연기에만 전념할 수 없는데다가 탕웨이와 공리의 활동영역이 이미 중국을 넘어선 점이 크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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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콩 영주권을 얻은 탕웨이에 이어 공리도 싱가포르 국적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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