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반응도 “영화는 좋지만 흥행은…”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빵빵! 대박이 터졌네요.
네, 올 최고의 슬리퍼 히트작 <과속스캔들> 얘기입니다.
개봉하는 날 극장에서 봤는데 후반부가 약간 미흡할지는 몰라도 코미디 장르의 최고치를 뽑아냈더라. 연기, 이야기, 비주얼 등 모두 괜찮지만 장르에 충실했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라는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신인감독은 욕심을 부리기 십상인데 강형철 감독의 이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은 것 같다. 오랜만에 관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찔러준 영화가 나온 셈이다.
_잘 포장해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했으면 초대박이었을 거라는 프로듀서 A씨.
별 기대없이 봤는데 20분에 한번씩 깔깔 웃었다. 다른 관객도 마찬가지였고. 감독님이 설정한 웃음 포인트마다 관객이 적극적으로 반응하더라. 한국적인 코미디 코드를 정확하게 찾아낸 것 같다. 신인급인 박보영과 아역배우 왕석현의 연기가 너무 좋았고, 차태현도 스스로를 패러디하는 등 재미있는 요소가 많았다. 마케팅에 관해서는? 글쎄, 그리 보고 싶게 만들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_그래도 영화가 분위기를 탄 뒤에는 몰아가는 마케팅을 잘하고 있다는 마케터 B씨.
한국영화로서 이렇게 입소문으로 성공한 영화가 최근에 있었던가? 기자시사 이후 재밌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일반시사도 많이 가졌지만, 개봉 때까지 영화를 띄우는 건 한계가 있다고 봤다. 영화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1주일 만에 분위기가 확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불가사의할 정도다. 워낙 편안하고 시원하며 유쾌한 영화였기 때문에 안 좋은 얘기가 나올 수 없어서 그랬던 게 아닌지 모르겠다.
_입소문이 그렇게 빠르고 넓게 퍼진 비결을 도무지 모르겠다는 배급 담당자 C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