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근심을 털어놓고 다함께 차차차
2008-12-16
사진 : 최성열
글 : 장영엽 (편집장)
임순례 감독의 인권영화 <날아라 펭귄> 현장

흥겨운 춤판이 열렸다. 40년간 ‘무뚝뚝’으로 일관해온 할아버지는 부인의 허리에 수줍게 손을 올렸고, 아들의 영어점수 1점에 울고 웃던 엄마도 오늘만큼은 싱글벙글이다. 임순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지원하는 인권영화 <날아라 펭귄>의 현장공개가 12월10일 수요일 오후 7시, 경기도 과천시 노인복지회관에서 열렸다.

이날의 촬영분은 황혼이혼(정혜선-박인환), 채식주의(최규환-오용), 조기유학(손병호-박한이), 사교육 과열문제(문소리-박원상, 아역배우 안도규)로 갈등을 겪던 각 커플이 잠시 동안 근심걱정을 잊고 즐겁게 춤을 추는 장면. 그러나 화해는 쉽지 않다.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 댄스 강사에게 즉석에서 왈츠와 자이브 댄스를 배워야 했던 배우들은 “어려워요”를 연발하며 스텝을 맞추느라 정신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10분 뒤, 언제 그랬냐는 듯 강사의 동작을 곧잘 따라하는 출연진을 보고 있자니 “역시 배우”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내년 4, 5월 무렵 극장 개봉예정인 <날아라 펭귄>의 크레딧에는 ‘날아라 펭귄 제작위원회’란 독특한 이름이 포함되어 있다. 배우를 포함해 모든 스탭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이 영화의 투자자로 나선 것. “당신들 영화라고 생각하셔서 그런지 애정이 각별한 것 같다.” 양동명 PD의 설명을 들으니 유난히 화기애애하던 <날아라 펭귄> 현장의 원동력을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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