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터뷰]
[가상인터뷰] <트와일라잇>의 벨라
2008-12-17
글 : 김도훈
제발 제 모가지에 이빨을 콕 박아주세용~

-확실한 게 세 가지 있소만.
=꼭 들어야 하나요.

-까칠하게 굴지 말고 들어보쇼. 첫째. 에드워드는 세상에서 제일 느끼한 뱀파이어다. 둘째, 당신같이 똘똘한 처자가 초절정 느끼남과 사랑에 빠지는 게 이해가 안된다. 셋째, 나 같으면 사랑이고 뭐고 상관없이 비 추적추적 내리는 워싱턴주에서 햇살 가득한 애리조나주로 재빨리 다시 이사한다.
=까칠한 건 그쪽이네요. 제가 다시 말씀드리죠. 첫째, 에드워드가 세상에서 제일 느끼한 뱀파이어일지는 모르지만 대부분의 멍청한 남자 고등학생들보다는 천만배 낫다. 둘째, 똘똘한 처자는 멍청한 미남이랑 연애도 못하냐. 똘똘한 남자들은 멍청한 블론드 치어리더랑 연애만 잘하더만. 셋째, 애리조나주 고등학교의 블론드 치어리더들한테 찍혀서 한 2년만 왕따당해봐라. 워싱턴주가 뭐냐 알래스카라도 가겠다.

-오호. 제법인데.
=별말씀을.

-근데 하나 더. 일거수일투족을 에드워드한테 감시당한다는 느낌 같은 건 없나요? 솔직히 말해서 난 좀 기분 나쁘더라. 내가 잠든 모습을 밤마다 누가 와서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는 생각만 하면 소름이 쫘악 끼쳐요.
=사랑하니까요.

-사랑도 사랑 나름이지. 그거 완전히 스토커 아냐.
=에드워드는 저를 그렇게나 사랑하는걸요.

-아니 이 정신나간 아가씨야. 그 발언은 좀 심각하다고. 남편한테 두들겨 맞고 살면서도 경찰이 들이닥치는 순간 “그래도 그 사람은 저를 사랑해욧!”이라고 외치면서 멍든 눈동자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정신나간 여편네 발언 같잖아.
=비교할 걸 비교하세요. 에드워드는 저를 때리지 않아요. 그는 저를 사랑해요. 그리고 뱀파이어죠.

-나는 그게 더 무서워요. 뱀파이어라는 거 말이우. 아니 자네가 어떻게 알아. 어느 날 밤 결국 허기를 참지 못한 그 뱀파이어 새퀴가 눈이 휙 돌아가서 자네 목에 이빨을 쿡 박아넣을지. 누가 아냐고요. 그런 생각 안 해봤수?
=이빨을 콕 박아넣어도 좋고 쿡 박아넣어도 좋아요.

-그럼 자네도 뱀파이어가 될 텐데?
=제가 바라는 바예요.

-아놔. 이 아가씨….
=걱정 말아요. 뱀파이어가 되는 것도 제 선택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에드워드와 사랑에 빠졌을 때부터 생각해본 옵션이에요. 저는 늙어가겠지만 그는 영원히 열일곱으로 살겠죠. 한 서른까지야 저도 SPF 작렬하는 선크림에 노화방지 크림 바르면서 대충 젊은 척할 수 있겠지만 그 이후로는 불가능해요. 기자님도 아시잖아요. 서른 넘으면 그딴 거 아무 소용 없다는 거.

-그건 맞지. 소용없수. 아무 소용없수. 이참에 독자분들께 한말씀 드리자면, 선크림과 노화방지 크림은 이십대 초반부터 꾸준히 바르셔요. 서른 넘으면 그거 다 플라시보에 불과하거등.
=큭큭. 뭐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젊은 남자 거느린 나이 든 부인으로 손가락질받으며 살지 않으려면 차라리 저도 뱀파이어가 되어 영원히 젊은 연인으로 사는 게 낫다는 거예요.

-그래도 오래 살면 서로 지겹지 않을까.
=전 오래 사는 거 좋은데요. 기자님은 짧고 굵게 살고 싶은 타입인 듯?

-그럴 리가. 가늘게 오래오래 사는 게 꿈입니다요.
=그럼 제 마음 이해하시죠?

-네, 이해합니다. 그러니까 저 빅토리아 좀 소개시켜줘요. 목이 아주 잘근잘근 씹혀도 좋으니까 제발 내 목 좀 물어달라고 전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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