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빌리 엘리어트>
관람자: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
지난 1월5일, 이른바 ‘MB악법’ 저지를 위해 국회 점거농성을 하던 중 국회경위들이 들이닥쳐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강제진압하기 시작했다. 분노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예고없이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실을 찾아 탁자를 엎고 그 위에 올라가 시원하게 발을 구르는 등 격하게 항의했다.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은 큰 충격을 받았던지(아니면 그때 깨진 커피잔이 아까웠던지) “할리우드 액션을 연상케 하는 몸짓”의 “불법행위”라며 격앙된 고함을 쳐댔다. 강 의원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특수공무집행방해죄, 주거침입죄, 모욕죄, 명예훼손죄 등으로 검찰에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나라당도 같은 장단에 춤을 추며, 8일 강기갑 대표를 비롯한 ‘폭력 의원’ 3명을 고발하겠노라 밝혔다.
<빌리 엘리어트>의 오프닝은 T-Rex의 <Cosmic Dancer>와 함께 침대에서 덤블링을 하는 빌리의 얼굴 클로즈업으로 시작한다. 이는 탄광촌 파업과 발레리노를 꿈꾸는 소년의 성장기를 병치시키는 <빌리 엘리어트>의 테마를 그대로 담은 장면이기도 하다.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 자궁에서부터 춤을 추었고 무덤까지 춤을 추며 갔다는 고백, 그것이 무엇이 잘못인가. 너의 마음속 두려움이 더 큰 문제라고 외치는 이 노래에 맞춰, 박계동 사무총장에게도 한번쯤 본인 책상에 올라서서 조국의 미래와 번영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을 권한다. 커피만 드시지 말고, 몸 좀 움직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