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최송현] 저에게도 작품이… 울컥
2009-04-30
글 : 김성훈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인사동 스캔들> 배우 최송현

그 여자 제대로다. 자신의 몸집보다 두배는 족히 넘을 오빠 상복(마동석)과 근복(오정세)을 좌우로 거느리는 <인사동 스캔들>의 공수정은 누구보다도 앞서 달려 나간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고, 협박할 땐 터프하다. 룸살롱에서 음모를 꾸밀 수 있을 만큼 외모 또한 출중하다. 무엇보다 오빠들과의 의리를 중요시하는 착한 마음씨까지. 그야말로 갖출 것 다 갖췄다. 그런 공수정은 “데뷔작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관심이 몰릴 수”밖에 없었던 최송현에게 “비중이 작아 부담이 없으”면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다.

특유의 완벽주의 기질 때문일까. 아니면 처음이라 부담이 커서였을까.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최송현은 캐릭터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처음엔 남들처럼 연기지도도 받아봤지만 “책 읽는 것처럼 그대로 따라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녀는 영화를 찾아보면서 공수정의 모습들을 조금씩 뽑아냈다. 그렇게 참고한 캐릭터가 <원티드>의 안젤리나 졸리, <레옹>의 내털리 포트먼, <피도 눈물도 없이>의 전도연, <타짜>의 김혜수. “졸리에게선 액션 뒤 햄버거를 먹으면서 보여주는 여유를, 내털리 포트먼에게선 사랑스러운 아이지만 주관이 명확한 카리스마를, 전도연, 김혜수 선배에게선 억양의 높낮이, 강약, 악센트를 눈여겨봤다.” 그러면서 시나리오에서만 존재하던 공수정에게 점점 그녀의 색깔이 입혀졌다. 그렇게 쏟은 애정 때문인지 크랭크업 날 그녀는 일기장에 “최송현에게 작품이 생겼습니다”라고 쓴 문장만으로 “가슴이 울컥”했다고 한다.

출발이 늦어 조급함이 생길 법도 하겠다. 하지만 그녀는 “그동안 내가 아무것도 안 한 게 아니지 않나”며 “사회생활을 하면서 쌓아둔 경험이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인다. “가능한 오랫동안 연기를 하고 싶다”는 그녀의 씩씩한 행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스타일리스트 이경·의상협찬 오브제, 모자익, 가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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