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소식]
P짱, 아이들이 직접 돌봤죠
2009-05-04
글 : 장미
<돼지가 있는 교실> 관객과의 대화

“캐감동이다.” 한 소년 관객이 친구에게 속삭였다.

5월3일 오후 3시49분. <돼지가 있는 교실>의 상영이 끝나고 마에다 테츠 감독이 무대 위에 오를 때까지도 극장은 여전히 영화의 여운에 젖어 있었다. 츠마부키 사토시가 교사로 출연하는 <돼지가 있는 교실>은 인간이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생물체를 희생시킬 때 어떤 태도를 가져야 마땅할지 묻는 영화다. 담임교사 호시(츠마부키 사토시)가 “키워서 다 크면 잡아먹자”면서 돼지 한 마리를 데려오는데, 1여년이 지나자 ‘P짱’이라는 이름까지 붙여가면서 보살핀 이 돼지를 어떻게 할까를 두고 아이들과 교사가 함께 고민에 빠진다.

일찌감치 표가 매진될 만큼 인기 있는 영화이기 때문일까. 객석의 반응은 뜨거웠는데, 역시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자연스러워서 더욱 인상적이었던 아이들의 연기에 대한 것이었다. “26명의 반 학생 전원에게 일정한 캐릭터를 부여했는지, 아니면 기본적인 설정만 정해놓고 자율에 맡겼는지”를 묻는 질문에, 마에다 감독은 “감사합니다”라는 한국어로 입을 열었다. “26명 모두를 주인공으로 하고 싶었다. 오디션에서 1300명의 아이들과 만났다. 두 달 반에 걸쳐 26명을 선택했고, 네 달여 동안 리허설을 했다. 캐릭터를 잘 살리기 위해 대본이 비어있는 상태에서 연기하게 했다. 촬영하면서 11마리의 돼지를 동원했는데, 아이들이 직접 그들을 돌봤다. 영화에 나오는 의견은 전부 아이들 본인의 의견이다.”

<돼지가 있는 교실>은 다큐멘터리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1990년부터 3년 동안 일본의 한 초등학교에서 실제로 돼지를 사육했고, 영화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토론 끝에 이를 사육센터로 보냈다. 13년 전, 해당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TV에서 본 마에다 감독은 이를 영화하리라 결심한다. 다소 냉혹하게 느껴지는 마지막 결정에 대해 마에다 감독은 “문명사회에선 동물을 먹는 걸 당연하게 여기지만 그 고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언젠가는 그 다음 과정, 사육센터에 간 돼지를 사람들이 먹기까지를 다뤄보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붉은색 옷을 즐겨 입는 전학생 하나에 대한 질문에는 “내 영화에서 히로인은 항상 빨강 옷을 입는 걸로 정해져 있다. 내가 빨간색을 좋아하기 때문이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사진 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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