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spot] 성매매와의 전쟁, UCC로 강렬하게
2009-06-25
글 : 박성렬 (객원기자)
사진 : 이혜정
<‘STOP! 성매매’ 영상 공모전> 주최한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이화영 원장

성매매를 예방하고 성매매에 종사한 여성들의 재활을 돕는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 ‘종이학’이 지난 5월18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위탁기관에서 재단법인으로 바뀌면서 사업 범위가 늘어났고, 정부의 지원도 확대됐다. 활동의 질적인 향상도 예상된다. “폭력 없는 평등한 사회”를 최종 목표로 삼아 의욕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숨을 고르기도 전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6월8일 시작된 <‘STOP! 성매매’ 영상 공모전>이 그중 하나. 장르와 표현 방법을 불문하고 성매매 방지를 내용으로 삼은 모든 종류의 영상을 공모해서 눈길을 끈다(자세한 내용은 참조). 이화영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신임 원장에게 잠시 자리를 빌려 여성인권진흥원의 역할과 <‘STOP! 성매매’ 영상 공모전>의 운영 상황에 대해 간략하게 물었다. 인권보호팀 직원 변주연씨, 인권보호팀장 윤정오씨도 자리를 함께했다.

-전에 있던 ‘종이학’과는 어떻게 다른가.
=사업의 내용은 그대로 이어진다. 원래는 ‘여성인권을 지원하는 사람들’이라는 법인 주체에서 운영하던 정부 위탁기관의 하나였다. 그런데 위탁 기간이 지나게 되자 ‘종이학’이 법인 단체로 전환하게 된 거다. 하던 사업이 질적으로 확장되고 심화됐다. 앞으로는 사람, 지원, 예산도 늘릴 예정이다.

-성매매 문제를 다루기로 결심한 이유는.
=성매매라는 용어에도 배타성이 있다. 청소년 문제, 저소득 모자가정 문제 등은 다들 동의하는 문제인데, 성매매라는 문제는 굉장히 이해하는 측이나 폭이 한정됐다. 실은 성매매 여성들이 피해자고 성매매가 범죄라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일반 사람들이 전부 동의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이 사회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있다는 분들도 그런 의식이 있다. 성매매는 보통 주변 환경의 압력 때문에 발생한다. 선택을 30개 할 수 있는 사람과 3개밖에 못하는 사람은 다르지 않은가. 그걸 알리고 싶은 거다.

-그외에 다른 활동도 하나.
=성매매는 빈곤, 가정폭력, 성폭력과 복합적인 연쇄고리를 갖는다. 과거에는 성매매 문제에만 주력해왔으나 현재는 그런 문제들 또한 연속선상에서 다루려고 한다. 성매매 문제도 통합적이고 연계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다양한 여성 현장단체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우리 일이다. 자활기관, 현장지원센터 등 많은 여성단체가 현장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거다. 이번에 열리는 영상제의 의도이기도 하다.

-영상제에는 주로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기를 기대하나.
=나이든 분들보다는 젊은이들에게 호소하기 위한 매체가 UCC다. 통계를 내보니 성 구매자들이 대부분 30대 남성이더라. 그리고 다음이 20대, 40대, 50대순이더라. 우리가 UCC를 가지고 거리 한복판에서 영상제를 여는 것은 젊은 분들, 그중에서도 구매자를 형성하는 남성, 청장년층, 일반인 등이 관심을 가져주기 바라기 때문이다(인권보호팀 직원 변주연씨는 이에 대해 “진흥원에서 열었던 다른 UCC 공모전의 경우 실제 참여자의 60~70% 정도가 20~30대 남성들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성매매 여성들이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공모전이 벌써 막을 올렸다. 지금은 어떤가.
=이제 막 시작한 참이라 홍보를 더 해야 한다. 보통 마감 일주일 전 정도의 막바지에 작품들이 많이 몰린다. 제작해야 되는 기간이 있으니까 더 기다려야 된다.

-다른 영상제와의 차별점은.
=돈을 받고 응모하는 영화제라기보다는 공익이라는 목표가 있고 특정한 메시지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하나의 운동이라고 봐야 된다. 매체 중에서도 가장 비주얼하고 강렬한 UCC를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다. 책, 보고서는 아무리 내도 일반인이 많이 안 읽잖나. 특히 20, 30대 청장년층의 경우 성매매 책을 직접 찾아서까지 읽지는 않으니까. 그래서 이런 젊은이들이 대회를 통해 문제에 흥미를 가지고 성매매의 심각성을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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