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전주국제영화제]
JEONJU IFF #2호 [프리뷰] 신경수 감독, '목화솜 피는 날'
2024-05-04
글 : 이자연

<목화솜 피는 날>

신경수/한국/2024년/91분/코리안시네마: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별전

생동감 넘치는 아이들의 등굣길로 시작하는 <목화솜 피는 날>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기억하고자 재난 이후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2014년 4월16일, 여객선의 침몰과 함께 둘째딸 경은을 잃은 병호(박원성)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조금씩 기억이 희미해진다. 그의 아내 수현(우미화)이 매일 서로의 신상과 정체를 묻지만 그가 답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거대한 슬픔이 훑고 지나간 가족들의 빈자리엔 무엇이 남아 있을까. 오직 시름과 애수만 가득한 수현의 가족은 뒤늦게 세월호 참사의 여파를 직면한다. 4·16참사가족협의회가 공동제작 주체로 참여한 <목화솜 피는 날>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한 유가족의 내밀한 사정과 채 다 용해되지 않은 응어리를 밀도 있게 보여준다. 특히 진상 규명 목표를 두고 유가족 집단 내부의 갈등이 피어오르거나 이들을 향한 타인의 오해와 왜곡된 시선, 금전적 보상에 대한 이유 없는 손가락질은 실제 현실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외면과 방치.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우울 증상을 나타내는 두 부부의 이야기는 가족 내에서 보편적으로 주고받는 복잡한 감정을 진솔하게 그려내 공감력을 높인다. 수현과 병호 사이에서 갈등을 심도 있게 끌어올리는 첫째딸 채은의 역할 또한 중대하게 비춘다. 부모자식관계가 아닌 동생을 잃은 자매의 고통 또한 가늠할 수 있다.

상영 정보

5월 4일, 20:30 메가박스 전주객사 5관

5월 8일, 20:30 메가박스 전주객사 10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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