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김민영, 이슬비, 이윤회, 전보미, 최문경] 우리는 역도계의 소녀시대!
2009-07-03
글 : 장미
사진 : 최성열
<킹콩을 들다> 역도부 5인방
왼쪽부터 김민영, 이윤회, 전보미, 최문경, 이슬비

괴력의 소녀 역사를 연기한 배우들치곤 너무 작고 산뜻하다. 예쁜 척은커녕 두툼한 뱃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영화 속 모습과는 딴판이다. <킹콩을 들다>에서 의욕없는 역도 코치 이지봉(이범수)의 마음을 훔친 시골 소녀들은 지나친 순진함까지 못 견디게 사랑스러운 친구들이다. 미래의 금메달리스트 영자(조안)에 비하면 조연에 불과할지 몰라도 바벨을 들어올리던 품새 그대로 영화에 힘껏 생기를 불어넣는다. 6월23일 오후 1시, 여순과 민희, 현정, 보영, 수옥 등 개성 만점 역도부 5인방을 연기한 여배우들을 스튜디오에 불러들였다. 두달 동안 역도를 배우느라 사투하면서, 촬영기간 내내 붙어다니면서 부쩍 가까워진 어린 배우들은 다섯 빛깔 역도 소녀들처럼 완전히 다른 색으로 반짝거렸다.

함께 모여 재잘거릴 땐 영락없이 또래 같은 이들 중 맏이는 최문경과 이윤회다. 영국 드라마스쿨의 오디션을 보러 가기 전 잠깐 한국을 경유했다가 운좋게 오디션에 참가한 최문경은 보이시한 캐릭터를 위해 긴 생머리를 귀밑까지 싹둑 잘라야만 했다. 일본, 미국 등에서 생활한 덕분에 외국어에도 능한 그녀의 꿈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하는 것”. 대학 입학식도 안 가고 연극 동아리로 직행해 입회 신청을 했다는 최문경과 달리 이윤회는 가수 지망생이었다. “왜, 초등학교 앞에서 H.O.T며 가수들의 사진이 있는 책받침을 나눠주지 않나. 당시엔 가수가 너무 하고 싶었다. 마냥. (웃음) 연기도 좋지만 차후에라도 가수가 되고 싶다. 사람들에게 나를 보여주고 싶다.” 자꾸만 손거울을 들여다보던 그녀는 공주병 기질이 다분한 배역과 비슷한 점이 많단다. “내 어릴 적이랑 너무 닮았다. 속은 여린데 겉은 센 척하는 게. 그래서 새침데기에 철없는 이 아이를 꼭 하고 싶더라.”

배우 고(故) 전운의 손녀로 알려진 전보미는 지금은 연기에 꽂혀 있지만 한때 영화연출가를 꿈꿨다. “고등학교 들어가서 우연히 연기학원을 가게 됐는데, 낯을 가리는 편인데도 아이들 앞에서 연기하는 게 하나도 부끄럽지 않더라.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동급생들에게 몰매를 맞는가 하면 경기 도중 똥을 싸는(!) 등 가장 격한 캐릭터를 맡은 그녀는 배역을 위해 살을 15kg이나 찌우는 투혼을 발휘했다. 캐스팅 비화만큼은 김민영의 그것이 제일 재미있다. “단역 오디션이었다. 마지막 번호였는데 제작이사님이 보시곤 꼭 참가하라더라. 잠깐 밥 먹으러 간 사이 관계자분이 전화를 해서 돌아갔는데, 그 자세 참 좋다고. (웃음) 다음날 조연 오디션을 다시 봤다.” “감초 같은 역할로 활기를 불어넣는 배우가 되고 싶다”니, 동그란 얼굴만큼 포부도 발랄하다. 사진 촬영에 유독 의욕적이다 싶었는데, 막내 이슬비는 원래 모델을 지망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3학년에 불과한 그녀는 꿈을 이루고자 고향인 순천에서 홀로 상경한 당찬 소녀다. “실전에 투입된 건 처음인데, 영화인들 정말 멋있더라. 아무것도 없이 깡으로 시작한 만큼 다음 작품도 깡으로 도전할 거다. (웃음)”

박건용 감독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너희들도 전도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제 막 한편의 영화를 끝냈을 뿐인 이들은 여백이 많기에 채울 것도 많은 기대주들이다. 그러니 역도부 5인방 중 어떤 친구를 점찍어두든 상관없다. 킹콩까지 들어올리고야 만 이들은 두려울 것이 없으니. 제2의 전도연을 희망하는 다섯 소녀들을 어디에서든 꼭 다시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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