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해운대 개장이라서 고생이 많재? 테레비 보니까 사람들이 억수로 버글버글하드만.
=그래도 올해는 좀 괜찮슴니더. 장마가 오락가락하이 비가 많이 오니까네 지난해보다 할 일도 없고요.
-그래도 몸 단디해라. 니부터 몸을 단디해야 사람도 구하고 안 그라나.
=맨날 체육관가서 운동합니더.
-근데 서울에서 온 아새끼들이 그래 많이 물에 빠지삿는다매?
=말도 마이소. 헬스 두달하고 온 서울 머시마들이 가시나들 앞에서 뽄 좀 지길라카다가 맨날 물에 빠지가 허우적거리는데 짜증나 죽겠슴미더.
-서울 머시마들이 그렇지 머.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 쪼매 했다고 해운대에서 자유형하는 새끼들 아이가. 바다에서는 급한 일 아이몬 모가지를 쭈욱 빼고 평영을 해야지 평영을. 근데 서울 가시나들이 니 안 꼬시드나. 우리 민기가 키도 크고 얼굴도 까무잡잡하이 깔삼하잖아.
=아이고 깔삼은예. 저는 서울 가시나들 싫습니더. 말이 너무 낯간지러버가꼬….
-그라몬 니는 부산 가시나들이 좋나?
=저는 아직 여자친구 사귈 마음 없습니더.
-하이고. 하나 소개시키주까? <씨네21>에 해상구조요원이라하몬 거품물고 기절하는 여자들 쌔빗다.
=(얼굴 붉어지며) 만다꼬예….
-근데 니 그거 아나? 오다가 박중훈 닮은 박사를 만났는데. 해운대에 메가쓰나미가 올지도 모른다카데. 영어하고 일본말을 막 섞어서 쓰는기 좀 미친 사람 같기는 하든데 그래도 말은 좀 조리가 있는 거 같드라.
=메가쓰나미가 먼데예? 먹는긴가?
-쯔쯔. 아가 멀끔하이 까리한데 머리가 이래 안 좋아가꼬 우짜노. 임마. 메가쓰나미! 몇년 전에 동남아에 쓰나미가 와가지고 사람들 억수로 죽었다아이가.
=아아. 해일 말입니꺼? 설마 해운대에 해일이 오겠슴미꺼. 지는 사람이 해일보다 더 무섭슴미더. 어제 물에 빠지 죽을라카는 서울 가시나를 하나 구했는데 이기 완전 골칫덩어립니더. 아가 물에서 막 발버둥을 치킬래 한대 쳐서 기절을 시킨 다음에 뭍으로 끌고 나왔거든요. 근데 폭행죄로 고소한다꼬 지랄을 한다 이입니꺼.
-가시나 디비쪼우고 있네. 고마 대가리를 한대 지박아뿌라.
=에이. 가시나를 우째 때림미꺼. 서울 가시나들은 마음이 약해가꼬 가시나라고 부르기만 해도 질질 짭니더.
-하! 이거 바라바라바라. 니 고 가시나한테 반했재?
=머라꼬예? 아입니더! 반하기는 누가 반해예. 이화여자대학교 다니는 가시납니더. 저랑 안 맞아예.
-민기야. 너무 시루고 그카지 마라. 너무 시루면 혼자 늙어죽는데이.
=행님. 근데 이거 인터뷰로 쓸 거 아입니꺼? 사투리가 이래 많아가꼬 서울 독자들이 알아듣겠습니꺼.
-그거는 즈그들 사정이고. 모르몬 경상도 출신 친구들한테 물어보라케라. 내사 이거 마감하몬 만고 땡인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