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올드보이>
관람자: 회사원 박모씨
지난 7월10일 서울 성공회대 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보노짓 후세인 교수는 끔찍하게 불쾌한 일을 겪었다. 귀가 버스에서 만난 술 취한 회사원 박모씨에게 10분 넘게 인종차별적 욕설을 들은 것. “너 어디서 왔느냐. 아랍 놈이냐. 더럽다. 냄새난다” 등등. 후세인 교수와 동행하던 한국인 친구에게도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결국 후세인 교수는 버스 기사의 도움으로 부천 중부경찰서에 박모씨를 정식 고소했다. 그리고 지난 9월6일,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에서 박씨를 형법상 모욕 혐의로 약식기소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외국인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내국인이 기소된 첫 번째 경우다.
박모씨의 나이는 31살이라고 한다. 이제는 ‘술김에, 어리니까 뭘 몰라서’라는 등등의 변명도 통하지 않는 나이다. 2PM의 박재범 사건과 함께 진심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틈만 나면 단군의 자손인 단일민족입네, 한국인의 은근하고 끈끈한 정입네 타령을 하다가 조금만 다르게 생긴 사람, 혹은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을 향한 혀놀림과 이유없는 분노의 표출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었다. 이번에 첫 물꼬를 텄으니 ‘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모욕받고 상처받는 이들이 사라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더불어 회사원 박모씨에게는 “당신은 말야, 말이 너무 많아”라는 유지태의 대사와 함께 <올드보이>의 처절한 응징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