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세계의 관객을 만나다-몬트리올] 히틀러의 최후가 적나라하다
2009-10-07
글 : 윤혜경 (몬트리올 통신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 브래드 피트 주연이라니. 게다가 조연들의 리스트도 화려하다. 2009 칸영화제 화제의 중심, 북미 박스오피스 1위, 몬트리올 주말 저녁을 쭉 뜨겁게 했던 지금 가장 핫한 영화.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Inglourious Baterds)을 보기 위해 찾은 다운타운의 상영관은 평소에는 반도 차지 않았지만 늦은 상영시간임에도 빈자리가 없었다. 우당탕 영화가 끝난 뒤에 차마(?) 자리를 뜨지 못하고 옆자리 여친과 감상평을 쏟아내는 앞자리 청년을 인터뷰했다.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이름은 필립 프랑크이고 대학원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가 있나.
우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팬이고 그가 만든 영화를 모두 보았다.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렸다! 또 친한 친구의 추천도 있었다. 같이 보러온 여자친구도 감독의 왕팬이다. (웃음)

-타란티노의 어떤 영화를 가장 좋아하나.
타란티노의 모든 영화를 좋아하는데, 고르기가 힘들다. 그래도 하나를 고른다면 역시 가장 대중적이었던 <펄프 픽션>이 아닐까. 하지만 <펄프 픽션> 이전 작품들도 좋아한다. 다 좋다. (웃음) 또 제작에 참여한 <호스텔>도 재미있게 봤다. 사실은 모르고 봤는데 나중에 보니 타란티노 제작이더라. 상당히 폭력적이고 피도 많이 나온다. 감독은 아니지만 그의 취향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본 소감이 어떤가.
사실이 아닌 걸 알면서도 어떤 장면은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 또 나치를 다룬 다른 영화와 달리 이 영화는 복수 자체를 그린 것 같아 흥미로웠다. 역사에 대한 혹은 어떤 사람들에 대한 복수 말이다. <킬 빌>이 떠오르기도 하고…. 역시 복수 하면 <킬 빌> 아닌가. (웃음) 또 나는 독일인이기 때문에 좀 새롭게 다가온 것도 있고.

-독일인으로서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상당히 궁금한데.
내가 알기로는 어떤 영화에서도 히틀러의 최후를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적이 없는 것 같다. 거의 마지막 장면에 총으로 몇 십발이나 쏘지 않나. 이 장면이 이 영화가 말하는 복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일까. 그렇다고 굳이 내가 독일인의 시각으로만 영화를 본 건 아니다.

-챕터별로 나눈 영화의 구조는 어떻게 보았나.
감정을 차단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개별 사건을 강조한 이런 구조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스타일이라고 얘기할 수 없지만 역시 타란티노의 영화답게 폭력적이다! 또한 타란티노의 영화에는 거의 대부분 강인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강한 여성이 등장해 기뻤다. 여성학을 공부하는 내 여자친구도 타란티노의 영화를 그래서 좋아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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