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말콤X>
관람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은 2009년 1월20일 취임식 당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자손을 자처하며 “관용·책임·겸손·근면·정직·자유·평등·정의·평화 등의 가치를 우리는 그동안 잊고 살아왔다. 이 중요한 가치를 되살려낼 때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어렵게 얻은 평화를 진전시켜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2009년이 끝나가는 지금, 그는 최근 아프가니스탄에 3만4천명의 추가 파병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 11월18일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이명박 대통령도 미국에서 요청한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규모를 2천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유인즉슨, 애초 계획한 300명으로는 파병 부대의 안전 확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주장은, 그만큼 아프가니스탄의 내전 상황이 악화일로임을, 한국 군인을 사지로 내모는 것임을 입증하지 않는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간절히 탄원한다. 한국쪽이 굽실거리며 준비한 선물을 냉큼 받을 것이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에 필요한 진정한 평화의 길이 무엇일지 숙고해보시길 바란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한 노벨상 위원회의 기대가 헛된 것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 그리고 시간 되시면 스파이크 리감독의 1992년 영화 <말콤 X>를 보면서, 자신의 꿈이 원래 어느 쪽이었는지, 마틴 루터 킹 목사였는지 혹은 말콤 X였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셔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