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캐나다영화의 새로운 저력을 보여주는 영화 <그을린>
2010-10-09
글 : 김도훈

<그을린> Incendies
드니 빌뇌브/ 캐나다/ 2010/ 130분/ 월드 시네마

아마도 올해 부산영화제 상영작 중 가장 강력하고 소름끼치는 반전을 품고 있는 작품. (아마도 레바논으로 추정되는) 중동 출신 엄마가 어느 날 갑자기 말을 잃어버리고 죽어간다. 아직 살아 있는 엄마의 유언에 따라 쌍둥이 남매는 캐나다 퀘벡을 떠나 한번도 가본 적 없는 중동으로 건너간다. 그리고 생사도 모르는 아버지와,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형/ 오빠를 찾아야만 한다. 여정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출생의 비밀이다.

올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그을린>은 캐나다영화의 새로운 저력을 보여주는 영화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퀘벡 남매의 여정과 엄마의 과거를 교차편집으로 관객에게 보여주며 천천히 남매의 출생에 얽힌 비밀을 파헤친다. 그리고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것은 피비린내나는 내전으로 인해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처절한 지옥을 통과한 뒤, 결국 살아남은 중동 여자들의 초상이다. <그을린>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장엄한 멜로드라마인 동시에 감동적인 로드무비이며, 대담한 반전(反轉+反戰)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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