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소셜 네트워크>가 화제의 중심에 놓여 있지만, 최근 할리우드 청춘물의 트렌드는 바로 소셜 네트워킹이다. <이지 에이> <캣피쉬> <트러스트> <채트룸> <LOL> 등의 목록이 점점 늘어나는 중이다. 최근 트렌드는 단연 인터넷 유저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평범한 10대, 20대들이 겪는 위기가 주류다. 프랑스의 2008년 코미디 <LOL>이나 최근 평론가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은 <이지 에이>가 인터넷상의 악의없는 거짓말과 지나치게 솔직한 자기 고백이 일으키는 원치 않는 파문을 세밀하게 다뤘다면, <트러스트> <채트룸> <캣피쉬>는 정반대에 놓인다. 클라이브 오언 주연의 <트러스트>는 온라인 색정광의 표적이 된 딸 때문에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비극을 다룬다. 아론 존슨이 출연한 <채트룸>은 문제투성이 실생활에서 도피한 인터넷상의 10대들이 벌이는 위험한 버추얼 게임을 다룬다. 리얼리티 TV스타일의 스릴러를 표방하는 <캣피쉬>는 페이스북에서 오가는 악의없는(듯 보이는) 질문과 제안이 히치콕적 미궁으로 빠져드는 상황을 다룬다.
한국에서 PC통신이 엄청난 인기를 얻은 게 1990년대 후반이다. PC통신으로 시작해 MSN 메신저, 싸이월드, 블로그, 그리고 트위터와 페이스북까지. 매체의 형태나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얼굴을 맞댄 교분 이상의 방식을 알지 못하던 이들에게, 얼굴도 모르고 심지어 국적이 다른 이들과 거리와 시간 감각을 초월한 관계를 맺는 게 가능함을 알려줌으로써 전혀 새로운 세상을 열어젖혔다는 게 중요하다. 최근 데이비드 핀처의 <소셜 네트워크>에 쏟아지는 찬사와 흥행의 성과에 대해, 오히려 출현한 지 15년이 넘은 사이버 월드에 대한 너무 늦은 응답이 아닌가라는 질문도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