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젤 워싱턴의 데뷔 초기, 사람들은 그의 피부색을 이야기하며 그의 특별함을 칭송했다. 지금은 그의 피부색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촌스러운 일이 됐다. <트레이닝 데이> <영광의 깃발>로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문스트럭> <영광의 깃발> <말콤 X> <허리케인 카터>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경력은 그가 능력있고 성실한 배우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트레이닝 데이> 이후 워싱턴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만 같다. 근작 <일라이>는 영화의 과욕이 좋은 배우의 연기까지 잠식한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어 워싱턴은 토니 스콧의 <언스토퍼블>을 선택한다. <크림슨 타이드> <맨 온 파이어> <데자뷰> <서브웨이 하이재킹: 펠햄 123>에 이어 토니 스콧과 다섯 번째 손을 잡았다. 그는 도심으로 돌진하는 폭주 기관차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관사 프랭크 반즈로 분한다. 위기 상황을 인지하고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평범한 소시민에서 영웅이 되는 캐릭터는 그의 장기 중의 장기. 이번에도 그는 선전한다. 그러나 할리우드의 존경받는 별이 박제된 별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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