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의 파스타집 꼬마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지를 잘 알았지….” 이탈리아의 영화제작자, 디노 드 로렌티스의 어머니인 주세피나는 생전 한 이탈리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들을 두고 “최고의 영화 세일즈맨이자 쇼맨십으로 가득한 아이”라고 말했다. <길>(1954), <킹콩>(1976), <한니발>(2001) 등 수많은 영화를 제작한 디노 드 로렌티스가 지난 11월11일(현지시각) 미국 LA에서 세상을 떴다. 향년 91살.
디노 드 로렌티스가 없었더라면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이 꽃을 피울 수 있었을까.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그는 분명 1950, 60년대 이탈리아의 젊은 감독들에게 창의적인 영감을 준 제작자였다. 1953년 <길> 프리 프로덕션 과정 때, 그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에게 줄리에타 마시나의 상대역인 잠파노 역으로 할리우드 배우 앤서니 퀸을 추천했다. 당시 이탈리아 영화인,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조합이다. 줄리에타 마시나와 앤서니 퀸의 열연으로 <길>은 1958년 오스카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이후 그는 역시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카비리아의 밤>(1957)을 비롯해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 등, 이탈리아의 젊은 감독들의 영화들을 제작했다. 1956년에는 전설적인 스튜디오 ‘치네치타’를 본따 영화촬영소 ‘디노치타’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할리우드로 건너가 알 파치노가 출연하는 <형사 서피코>(1973), 로버트 레드퍼드와 페이 더너웨이가 주연으로 열연한 <코드네임 콘돌>(1975), <타임>의 커버를 장식한 <킹콩>(1976) 등 할리우드영화를 제작했다. “살아 있는 순간 항상 영화만 생각했다. 단, 요리할 때만 빼고”라는 디노 드 로렌티스는 젊은 작가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고, 할리우드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친밀한 영화를 소개했던 “진정한 이탈리아 영화계의 큰 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