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개월간 중국의 자국 영화시장 점유율은 60%였다. 그러나 지난주 시장 점유율이 6.7%로 뚝 떨어졌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이 상륙한 것이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은 전체 티켓 판매량의 44%를, <레지던트 이블4: 끝나지 않은 전쟁 3D>는 37%를 각각 차지했다. <언스토퍼블>과 <가디언의 전설>이 나머지 외국 영화 티켓 판매량 12%를 나눠 가졌다.
중국에는 저작권자와 박스오피스 이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배급할 수 있는 외국영화 수에는 쿼터 제한이 있다. 공식적으로는 20편인데 보통 22∼23편이 된다. 정해진 가격에 중국 내 배급업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외국영화 수는 좀더 유연하며 중국 정부는 이를 장려하고 있다.
모든 외국영화는 3주 동안 극장에서 상영하는 배급권을 보장받는다. 만약 중국 배급업자가 이 기간 동안 영화를 상영하지 않으면 그 보장된 기간은 상실된다. 이는 중국 정부가 중국에서 개봉하는 외국영화를 개봉하는 날짜를 조정하는 주요 수단 중 하나로 사용된다.
11월에 이처럼 외국영화들이 중국시장을 선점하게 된 것은, 중국 대형 감독들의 최근 영화가 개봉하는 12월 전에 외국영화 상영기간 쿼터를 모두 채워 없애버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2월에 개봉할 영화로는 첸카이거의 <희생>, 펑샤오강의 로맨스영화 <쉬즈 더 원2>와 강문 감독의 서부영화 <렛 더 불리츠 플라이> 등이 대기하고 있다.
10월 열린 베이징의 패널 토론에서 한 중국 프로듀서는 11월에 개봉하는 중국 자국영화를 어떻게 보호해줄 것이냐며 따졌다. 그의 영화, 로맨틱코미디 <칼라 미 러브>는 <언스토퍼블> 바로 직후에 개봉해서 완전히 극장에서 밀려났다. <칼라 미 러브>는 대략 제작비인 200만달러 정도의 극장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프로듀서가 대형 할리우드 수입 영화로부터 자기 영화를 보호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가? 한국영화계에서라면 이미 익숙한 질문이다. 그러나 중국영화계는 어떤 운동을 이끌어내기에는 연대력이 부족하다. 그리고 중국 정부는 이미 WTO의 요구에 응해 내년 자국영화 시장을 여는 데 동의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자국영화 수는 2001년의 71편에서 2010년 약 500편으로 지난 10년간 일곱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이중 극소수의 영화만 극장에서 개봉될 기회를 얻는다. 중국에서 영화가 과생산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엇보다도 관객이 볼 만한 좋은 영화들이 그 경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다.
중국의 영화관 부족 상황을 복잡하게 하는 것은, 할리우드영화를 연이어 상영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깨닫지 못하는 극장주들의 보수적인 속성도 한몫하고 있다. 영화 제작사들은 현재 극장 상영이 수익을 보장하고 자신들 영화의 상영장을 확보하기 위해서 극장을 더 많이 짓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중국어권 영화- 우얼샨의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 는 경쟁 속에 묻히기 전에, 11월에 주어진 상영기간을 옮겨버렸다. 이십세기 폭스사가 사후 작업에 투자한, 정신없이 산만한 이 코미디영화는, 할리우드영화와 경쟁이 심하지 않을 2011년에 개봉할 예정이다.
이번 11월의 상황은 내년 할리우드영화 수입의 여파를 줄일 수 있는 하나의 해답을 제시하는 듯하다. 대형 할리우드영화들에 그 3주의 상영기간을 동시에 주어 서로 경쟁해서 무너뜨리게 한 뒤 나머지 기간은 중국영화들에 남겨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