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상반신을 벗어 제낀 근육질의 남자 주인공. 일본 쓰시마섬의 검투장에서 싸우는 검투사다.
상처투성이의 얼굴은 절규하고 몸에서는 땀 방울이 느린 화면으로 흩날린다. 남자가 커다란 칼을 휘두르자 적들의 몸에서는 피가 튀고 하나 둘 나동그라진다.
10일 밤 12시 첫 방송을 하는 OCN의 새 드라마 '야차'는 한국판 '스파르타쿠스'(미국드라마) 혹은 '300'(영화)을 표방하고 있다.
이들 작품에 영향을 받은 듯 '야차'는 액션신의 상당 부분이 인물과 배경을 합성하는 크로마키 기법으로 촬영돼 마치 그래픽 노블의 한장면처럼 강렬한 영상으로 무장했다. 지상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잔인한 액션 장면 역시 인상적이다. 검투사가 등장하는 설정은 '스파르타쿠스'와 닮았고 성적인 표현 수위가 강한 '19禁'이라는 것 역시 '스파르타쿠스'와 판박이다.
총 12부작으로 케이블 드라마의 평균보다 2배나 많은 3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OCN의 야심작으로, '케이블 TV 사상 최대의 액션 사극'이라는 타이틀이 걸려 있다.
조선 중기 왕의 비밀조직 '흑운검'을 배경으로 엇갈린 두 형제의 안타까운 운명과 복수를 담았다. 야차는 인도신화에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존재로, 소중한 것을 지키려고 살인귀가 될 수밖에 없는 남자주인공 '백록'의 처지를 상징한다.
백록 역은 화보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근육질 몸매가 화제가 됐던 조동혁이 맡았으며 '봄의 왈츠'의 서도영은 예전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백록의 형제인 강한 남자의 모습을 연기했다.
형제의 사랑을 받는 여성 정연 역은 전혜빈이 맡았으며 악역인 좌의정 강치순 역에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손병호가 연기했다. 이외에도 박원상, 서태화, 서영 등 조연급도 탄탄하다.
작가와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TV 드라마 '다모'의 정형수 작가와 영화 '역도산'의 구동회 작가가 공동 집필했으며 '메디컬기방 영화관' '조선추리활극 정약용' 등을 만든 김홍선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6일 서울 용산 CGV에서 하이라이트 장면 공개와 함께 마련된 기자회견은 드라마의 폭력성과 선정성, 2가지가 화두에 올랐다.
김홍선 PD는 "선정성과 폭력성의 수위를 어느 정도로 가져갈지 많은 고민을 했다. 선정성 면에서는 '스파르타쿠스'와는 시대 배경이 다른 만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야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잔혹한 액션 장면이 있기는 하지만 주인공의 아픔이나 상처를 보여주기 위한 것인 만큼 정당성이 있는 액션 장면이다"고 설명했다.
정형수 작가는 "케이블 드라마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허용되는 표현의 범위가 지상파에 비해 넓어 장점이 더 많았다"고 말했으며 구동회 작가는 "'액션 신은 아름답게, 대화 신은 액션 신만큼 격렬하게'라고 기준을 세워놓고 대본을 썼다. 액션 신 못지않게 치열한 대화 신도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조동혁은 "크로마키 화면을 배경으로 칼과 상대가 있다고 생각하고 액션 연기를 펼쳤다"며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서 촬영 당시에는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판 '스파르타쿠스' 혹은 '300'이라는 말을 듣고 몸 하나만은 절대로 이들 작품의 주인공들에 밀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죽을 각오로 열심히 운동해 근육량이 10㎏ 정도 늘어나기도 했다"며 "몸이 무거워져서 땀도 많이 흘리고 액션 촬영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도 닭 가슴살과 고구마만 먹으며 몸에 신경 쓰면서 연기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서도영은 "자기 친형을 죽이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진 남자를 연기해야 한 만큼 어떤 방식으로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그동안 주로 멜로 연기를 했는데 액션 드라마에서 전과 다른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전혜빈은 "정연은 과거와 현재가 180도 다른 인물"이라며 "이런 정연의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배역에 대해 설명했다.
손병호는 "강치순은 역사를 뒤바꿔보려는 욕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동안 맡았던 악역들보다 한결 더 강렬하게 연기해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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