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정인선
2010-12-21
글 : 김용언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카페 느와르>

-2000년대 초반 드라마 <매직키드마수리> 출연 당시 또래 사이에서 엄청난 스타였다.
=연기가 너무 좋은데, 마냥 편하게 생각하다보니 그냥 습관적으로 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열세살 때 처음 그런 생각을 했고, 열다섯살 때 연기를 쉬기로 결정했다. 그전엔 몰랐던 사소한 일상을 맘껏 즐겼다. 앞으로 연기하는 데 필요한 보물을 많이 축적해놓은 기분이다.

-<살인의 추억> 엔딩신에서 송강호와 대화하는 소녀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봉준호 감독님이 촬영분을 보여주시면서 “말할 때 눈썹 움직이지 말아봐”라고 하시는데, 깜짝 놀랐다. 나한테 그런 버릇이 있다는 걸 알지 못했고, 누구도 그걸 지적해준 사람이 없었다. 원래 엔딩신은 지금 엔딩신과 달랐다. 봉 감독님이 현장에서 송강호 선배와 함께 계속 상의하더니 결국 송강호 선배가 카메라를 쳐다보는 걸로 바꿨다. 그 장면을 카메라 뒤에 서서 지켜봤다. 시키는 대로 하는 게 배우의 전부가 아니구나, 이렇게 소통하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꿔나갈 수 있어야 하는구나 싶었다.

-<카페 느와르>의 임신한 소녀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사실 <카페 느와르>의 전체 이야기는 몰랐다. 정성일 감독님이 시나리오 중 내 분량만 보여주셨기 때문에 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찍을 수 있었다. (웃음) 최대한 군더더기없이 내 모습을 갖고 가려고 했다. 소녀의 힘겨운 상황과 무거운 느낌은 절대적으로 나에게서 시작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혹시라도 감독님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나 때문에 오케이 사인을 낸 건 아닐까 불안했을 때도, 감독님은 “인선양이 제대로 연기하지 못했다면 나는 열번이고 백번이고 계속 되풀이해 찍을 사람입니다”라고 하셔서 안심하고 믿고 갈 수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다. 예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고, 사진도 많이 찍고 싶고, 더 많이 느끼고 경험하고 싶다. 이 마음을, 경험을 잘 간직해서 연기로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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