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성숙한 노년들의 아릿한 로맨스영화 <러블리, 스틸>
2010-12-22
글 : 이주현

<러블리, 스틸>은 노년의 로맨스 영화다. 성숙한 이들의 아릿한 로맨스 영화. 황혼기에 접어든 로버트(마틴 랜도)는 마트에서 일하며 하루하루 규칙적인 생활을 이어간다. 로버트의 앞집에는 빨간 스카프를 멋스럽게 머리에 두르고 다니는 메리(엘렌 버스틴)가 산다. 차고를 들이박은 채 방치된 로버트의 차를 보고는 걱정스런 마음에 이웃집을 무단 방문한 메리. 메리와 마주친 로버트는 당장 내 집에서 나가라며 화를 낸다. 로버트가 소파에 앉아 차분히 상황을 정리하기도 전에 메리는 문을 두드려 데이트 신청을 한다. 상상치도 못한 고백에 마음 설렌 로버트는 마트 사장을 비롯해 직원들에게 데이트 기술을 전수받는다. 약간의 흥분 속에 둘의 첫 데이트가 시작되고,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꼭 잡는다. 그런데 이들은 어딘지 이상하다. 로버트는 그저 외로운 노인 같은데 매일 아침 규정할 수 없는 도형들이 춤을 추는 괴상한 꿈을 꾼다. 메리는 이상하리만치 로버트에게 적극적이고, 메리의 딸은 그런 엄마를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서서히 이들 관계의 진실이 드러난다.

영화만 봐선 이 영화를 23살 신인감독이 만들었다는 걸 짐작하기 힘들다. 니콜라스 패클러 감독은 23살이던 2008년, <러블리, 스틸>의 시나리오로 할리우드 제작자는 물론 마틴 랜도, 엘렌 버스틴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을 매료시켰다.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 건 역시 두 배우다. 여전히 아름다운 엘렌 버스틴은 말할 것도 없고, 주름 하나하나까지 연기하는 듯한 마틴 랜도의 연기는 단연 <러블리, 스틸>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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