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크리스마스 박스오피스(2010년 12월24~26일 기준)에서 두편의 한국영화가 활짝 웃었다. 1위를 차지한 <황해>는 주말 동안 약 81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기록해 총 관객 수 100만명을 돌파했고, 2위 <헬로우 고스트>는 같은 기간 약 74만명을 동원했다. <황해>를 제작, 배급한 (주)쇼박스 홍보팀의 김주환씨는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청소년 관람불가, 수위 높은 폭력신 등 흥행에 불리한 몇 가지 요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홍진 감독-하정우-김윤석으로 이어지는 <추격자>의 후광과 2010년 한국영화시장을 주도한 트렌드인 스릴러 장르가 관객에게 주효한 것 같다”고 <황해>의 흥행을 분석했다.
매번 그래왔던 건 아니나 대체로 크리스마스와 연말은 외화가 강세를 보이는 시즌이다. <아바타>가 압도적으로 박스오피스를 주도했던 2009년 연말에 비하면 2010년 연말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CJ CGV의 이상규 홍보팀장은 “매년 한편씩 등장했던, 시장을 주도하는 할리우드 대작 영화가 없다”면서 “2010년 연말은 스릴러(<황해>), 코미디(<라스트 갓파더> <헬로우 고스트>), 블록버스터(<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 가족영화(<새미의 어드벤쳐>)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혼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년과 비교해서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 수는 비슷하다. 다만,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 선택에 대한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두편이 극장을 독식했던 예년과 달리 관객이 취향에 맞게 골라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