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카이틀은 1967년,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누가 내 문을 두드리는가?>로 데뷔했다. 데뷔 이래 지금까지 우리는 하비 카이틀의 빈틈을 본 적이 없다. <비열한 거리>의 찰리, <저수지의 개들>의 미스터 화이트, <피아노>의 베인스, <펄프픽션>의 울프는 하비 카이틀의 빈틈없이 단단한 얼굴로 완성됐다. 카리스마라는 단어를 설명할 땐 하비 카이틀의 초기작을 예로 들면 된다. 공백 없이 빼곡하게 채워진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라스트 갓파더>는 유독 튄다. 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파더>에서 카이틀은 1950년대 뉴욕을 주름잡고 있는 대부, 돈 카리니를 연기한다. 그의 아들은 영구 카리니. 초롱초롱 빛나는 눈빛을 하고서 조심스레 ‘영구’라고 발음하는 카이틀은 정말 웃기다. 심형래도 말했다. “나이를 먹었는데도 눈동자로 이야기를 다 한다”고. 어깨에 힘을 빼도 하비 카이틀은 하비 카이틀이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 보고 싶은 얼굴은 따로 있는 것 같다. <악질경찰>에서의 그 얼굴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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